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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진호 "사람들이 내 노래에 기댈 때 행복해"

등록일2017.04.04 11:41 조회수930
"SG워너비 화려한시절 나답지 않아"…"감정 교류 내게 더 위로"

(서울=연합뉴스) 송영인 PD = 디지털 싱글 '졸업사진'으로 돌아온 가수 김진호는 방송 무대보다는 졸업식을 찾아갔다. '졸업식 버스킹'이 활동의 전부였다. 버스킹은 이 곡을 만든 이유 그 자체라고 했다.

2004년 SG 워너비의 메인보컬로 데뷔한 김진호는 2013년부터 자작곡으로 꽉 채운 솔로 앨범을 냈다. '졸업사진'은 김진호의 2집 앨범 '사람들' 이후 3년 만에 나온 신보로, 졸업식 시즌인 지난달 16일 발매됐다. 그가 학교를 직접 찾아가 이 노래로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요즘 친구들이 힘든 일이 많으면서도 졸업식은 막 유쾌하게 보내려고 하잖아요. 저는 이 노래를 들려주면서 '넌 사실 힘들었잖아. 지금 기억에 남는 건 친구와 함께했던 추억과 그때 나눴던 행복한 표정뿐이잖아'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어요."

위로는 아니라고 했다. 진지한 이야기를 하면 '진지충', 속마음 얘기를 하면 '허세'라고 분류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누지 못한 '진짜' 감정을 툭 건드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웃고 있는 이면에 삶의 고단함을 가진,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노래가 끝났을 때 갑자기 침묵 상태가 됐어요. 전교생의 모습을 보진 못했지만 많은 친구가 눈물을 흘렸고, 어떤 이야기들을 가득 담은 눈빛을 무대에 보냈어요. '저 사람이 왜 내 이야기를 하지?'라는 눈빛을 보내줄 때 '내가 노래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런 메시지를 계속 받고 싶어 이 행위를 하는 것 같아요."

감정의 교류를 통해 김진호는 자신이 더 많은 위로를 받는다고 했다. 그는 5년 전부터 병원과 학교에서 무료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람들은 그의 공연 모습을 촬영해 '재능기부'라는 이름으로 SNS에 올렸다. 김진호는 '재능기부'가 아닌 그저 자신이 행복해서 하는 일이라고 했다.

"팬분들도 어머니께서도 걱정을 많이 하셨죠. 돈을 벌고 다니기보단 쓰고 다니니까. 돈이나 이런 것들에서 해방돼야 무언가 다른 게 나올 것 같아요."

방송 출연은 SG워너비로 새 앨범을 발매하면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 서는 정도다. 데뷔한 지 14년 차지만 여전히 방송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사실 잘 못 해서 안 하는 거예요. SG워너비로 활동하면서 화려한 시간을 보내왔지만, 이제는 그런 것들에 좀 지친 것 같아요. 메시지가 있는데도 어떤 틀에 맞춰야 하고, 큰 회사에서 온 가수들은 더 많은 것들을 펼칠 수 있고…. 그런 상황에서 부족한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제가 마음이 가는 걸 지키는 행위였어요."

그에게는 누군가의 의도대로 흘러가는 방송보다 관객ㆍ세션과 호흡할 수 있는 '숨 쉬는' 무대가 중요하다.

"저 또한 스스로 매번 솔직하진 않지만, 나를 위로하고 나를 똑바로 마주 볼 수 있는 노래를 하고 그런 무대를 지켜내는 게 제 노래를 존중하는 방법이에요. 고리타분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이건 앞으로도 끊이지 않는 꿈일 것 같아요.

그가 쓴 곡의 대부분은 김진호의 삶을 투명하게 담고 있다. '졸업사진'에서는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함께 했던 실제 친구와의 추억을 노래했다. '가족사진'은 돌아가신 아버지와 힘든 여건 속에서 더 뜨겁게 뭉칠 수 있었던 어머니와 자신을 마주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곡 중 하나로 꼽은 '술을 찾는 불편한 이유'는 함께 대학생활을 보냈던 20대들의 이야기다. 김진호가 부르는 노래는 늘 사람들 속에서 존재한다.

"동네 형이든 친구든 그냥 저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연예인이 되고 20대에 갑자기 밴을 타고 사람들의 환호 속에 묻혀 스케줄만 소화했던 시간을 돌아보면 굉장히 저답지 않았어요. 제가 찾던 음악은 가장 사람 냄새가 나던 노래였어요."

자신에게 솔직한 노래를 자신만의 무대에 올리는 지금, 김진호는 행복할까.

"사람들이 제 노래에 기대는 순간 제 외로움은 다 사라져요. 가장 완벽하게 '행복합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순간은 무대에서 제가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이 눈빛으로 말하는 바로 그 순간이에요."

syip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3/14 18:3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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