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눈 깜짝할 새에 눈앞에서 사라는 슈퍼카를 '깃털 같이 달린다'고 표현한다. 지금까지는 그냥 말이 그렇다는 거지 정말 깃털은 아니었지만, 여기 등장한 맥라렌 570GT는 진짜 깃털을 달았다. 깃털 무게만큼 차가 더 무거워진 것 같긴 한데, 어쨌든 시각적 효과는 확실하다.
처음에는 그냥 어느 돈 많은 돌아이가 이런 장난을 했나 했다. 그런데 맥라렌 본사에서 직접 만든 것이라는 문구를 읽고 난 후, 왠지 모르게 부동자세로 경의를 표해야 할 것만 같았다. 일단 아래 영상을 보자.
자연모사공학이란 동식물의 생태나 신체구조를 모방하거나 영감을 얻어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술을 말한다. 무식한 나는 살모사를 떠올렸지만 이런 시도까지 하는 맥클라렌은 새삼 달리 보인다.
570GT 깃털 버전 제작은 우연히 시작됐다. 로빈 크레인이 MSO팀과 호수 주변을 돌고 있는 새들을 보며 산책하던 도중, 동료 한 명이 차에 깃털을 올려놨고, 이 때부터 차에 깃털을 적용하자는 논의가 시작됐다고 한다.
완성된 깃털은 탄소 섬유로 만들었으며, 길이는 약 7cm다. 천연 도료인 옻칠을 입혀 은은한 진주광택을 냈다. MSO 팀은 제작한 인공 깃털 약 1만 개를 300시간에 걸쳐 570GT에 달았다.
570GT는 운전석과 뒷바퀴 사이에 3.8리터 V8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570마력, 최대토크 61.2kg·m 힘을 낸다. 여기에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결합돼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4초 만에 주파하고, 최고 328km/h까지 속도계 바늘을 끌어올린다.
비행기 이륙 속도가 약 250~300km/h 정도니까 양력만 잘 받으면 날아오르는 570GT를 볼 수 있을지 않을까? 깃털을 달아서 그런지 땅에 있는 것보다 하늘을 나는 모습이 더 익숙할 듯하다.
이 모든 소식은 맥라렌이 4월 1일 공개했다. 다른 날도 아니고 4월 1일이다. 잘 생각해 보자. 이 날이 무슨 날인지.
이미지 : 맥라렌
박소민 ssom@carlab.co.kr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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