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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마블 히어로 '가오갤2' 이번엔 한국서 통할까

등록일2017.04.14 08:34 조회수2752

(서울=연합뉴스) 정주원 기자 = 유독 한국에서 고배를 마신 마블 흥행작들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이하 '가오갤')입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개봉한 '가오갤'의 국내 관객 수는 130만에 그쳤습니다. '마블 씨네마틱 유니버스'의 첫 주자인 '아이언맨1'(2008)이 400만을,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이 1천만을 넘는 관객을 각각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입니다.

내달 3일로 가오갤의 속편인 '가오갤2'의 국내개봉이 확정됐습니다. 한국 관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떤 변화를 담아냈는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쥬라기 월드'의 크리스 프랫, '아바타'의 조 샐다나가 그대로 주연을 맡았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월트 디즈니 코리아 제공]

전편인 가오갤1의 가장 큰 취약점은 가벼운 갈등구조와 단순한 스토리였습니다. 특히 주인공이 악당을 상대로 댄스배틀을 제안해 우주를 구할 시간을 벌었다는 설정은 국내 관객에게 익숙한 히어로 상과 거리가 멀지요. 국내 관객의 눈높이는 '아이언맨'의 토니 스타크처럼 세련되고 적당히 현실적인 슈퍼 히어로에게 맞춰져 있는 상태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가오갤2에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하고 스토리가 확대되면서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1일 열린 가오갤2의 푸티지(footage) 상영회에서 공개된 40분가량의 영상을 보면, 주인공인 피터(스타로드)가 어려서 헤어진 친부와 재회하면서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출생의 비밀이 밝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밖에도 피가 섞이지 않은 이종족 자매 '가모라'와 '네뷸라'의 원한관계 등 복수의 하위 플롯이 형성됩니다.

또, 신비의 에너지 결정인 '인피니티 스톤'에 관한 더 자세한 정보가 등장하면서 1편에서 다소 모자랐던 가오갤의 세계관에 디테일을 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월트 디즈니 코리아 제공]

기존 가오갤1의 또 다른 문제는 국내 관객이 공감하기 힘든 미국식 웃음 코드였습니다.

특히 광산 행성 '노웨어'에 도착한 피터와 가모라가 '풋루스'와 '케빈 베이컨'에 대한 농담을 주고받는 장면은 풋루즈가 베이컨 주연의 80년대 코믹 댄스영화라는 점을 모르면 농담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다행히 가오갤2에서는 '메리 포핀스'처럼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작품을 차용한 농담을 던져서 상영회 객석에서 웃음을 끌어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월트 디즈니 코리아 제공]

가오갤의 원작 만화의 국내 인지도가 낮아 관객 동원에 애먹었다는 문제 역시 가오갤2에서는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블이 '가오갤'을 슈퍼 히어로들의 리그인 '마블 씨네마틱 유니버스 프로젝트'에 공식 합류시키기로 하면서 가오갤에 대한 마블 팬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가오갤 멤버들은 2018년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조연으로 캐스팅된 상태입니다. 지난 2월 마블은 애틀랜타 촬영장에서 찍은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가오갤2의 글로벌 팬덤 형성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월트 디즈니 코리아 제공]

이러한 개선 시도 외에 기존의 검증된 흥행요소들은 강화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임스 건 감독은 푸티지 상영회 후 이어진 화상 기자회견에 참석해 가오갤2가 SF '뮤지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낼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OST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라라랜드'의 다미엔 차젤레 감독이 재즈에 빠졌다면, 제임스 건 감독은 올드 팝의 열렬한 팬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건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개인적으로 소유한 1천여 곡의 70년대 팝송 중 스토리 전개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한 곡 한 곡 선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가오갤 시리즈가 마블 시리즈와 춤이라는 독특한 조합으로 국내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히어로 상을 정립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내달 3일 개봉.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포스터 [월트 디즈니 코리아 제공]

jw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4/13 20: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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