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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서’ 힘든 여자들을 위한 사이다 소설, <이별이 떠났다>

등록일2017.04.14 10:13 조회수3340



[출처 = 이별이 떠났다]


여기, 사랑했던 남자로부터 버림받은 ‘그녀’와 정효가 있다. 두 여자는 꽤나 이기적이다. '그녀'는 아파트의 대출금을 갚기 위해, 딴 살림을 차린 남편과 이혼하지 않는다. 아무도 찾지 않는 아파트와 남편의 월급이 들어오는 카드는 '그녀'의 생존 도구다.


정효? 이 새파랗게 어린 여대생은 ‘그녀’의 아들이 뿌려놓은 씨를 밴 채, 아이를 낳을 때까지 자신을 기거하게 해달라며 들이닥친다. 더불어 자기 대신 아기를 키워달라는 깜찍한 요구까지. 이 말도 안 되는 요구를 '그녀'는 수락하고야 만다.

들어주지 않을 경우, 정효의 아버지가 남편의 직장에 찾아가 난동을 피울 것이란 협박 때문이다. 안 돼, 남편과 아들 따위 보다 더 소중한 게 '그녀'의 성(城)인 아파트다.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다. 우리는 살면서 이타심이 이기심으로 바뀌는 순간을 종종 목격한다. 가령 가정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에게 돌아오는 것은 남편의 불륜과 용돈을 받기 위해 그런 아빠를 편드는 아들의 배신이다. 


그래서 '그녀'도 그들을 버렸다. 정효 역시 가부장적인 아빠로부터 아기를 지키겠다는 일념 하에,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되겠다는 정효가 안타깝다.


성공을 하고 꿈을 이루고 사회적으로 중요한 일원이 돼도 여자는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면 모든 걸 남자에게 양도하게 되어 있어. 

(생략) 

아이는 짐이 될 수도 있어. 내가 이제 와서 어렵게 얘기 꺼내는 건데 아기 다시 생각해봐.


혼전 임신으로 인해 찍히는 낙인, 결혼과 맞바꿔야 하는 커리어 등 여자들이 일생에서 마주하는 문제들을 핍진하게 그려내는 『이별이 떠났다』는 한 편의 극사실주의 그림 같다. 소재원 작가가 한결같이 ‘그녀’의 이름을 거론하지 않는 점 또한, 결혼과 동시에 누구의 아내, 누구의 엄마로 살아가는 여자들의 현실을 반영한 것일 터. 세대를 막론하고 모든 여성들이 '그녀'와 정효의 감정선에 끌려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엄마. 이왕 이렇게 된 거 그냥 다 부딪혀봐요. (생략) 난 엄마를 믿어요.“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실망시키지 않아. 믿어도 돼.“


[출처 = 영화 <델마와 루이스>]


서로의 아픔과 외로움을 보듬은 두 여자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처럼,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시도한다. 도심 외곽의 멋진 리조트에 머무르며 진정한 자유를 만끽한다. 


그러나 끝내 절벽으로 도망친 델마와 루이스의 전철을 밟진 않는다. 정효의 임신을 안주거리로 삼는 친구들을 팩트폭력으로 응징하기도 하고, 정효의 아버지를 데리고 나타난 '그녀'의 아들을 흠씬 패주기도 한다. 여자에게 가하는 세상의 폭력에 대한 통쾌한 복수다.


세상의 남자들이여, 당신의 어머니와 사랑하는 여자를 이해하고 싶다면 『이별이 떠났다』를 읽어보자. 사랑은 이해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니까. 세상의 여자들이여, 이 소설이 알려줄 것이다. 당신은 지금 그대로도 정말 괜찮은 사람이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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