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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어디서 봐야 하지? 웹소설 플랫폼 해부학 노트(1)

등록일2017.04.17 10:14 조회수8965


싸움 잘하는 고등학생이 연애하는 웹툰은 네이버에서 순위권에 들 확률이 높다. 네이버 웹툰의 주요 독자층은 10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2017년 2월 셋째 주) 기준 요일별 조회 수 1위를 차지한 웹툰 대부분의 주인공이 고등학생이다. 예를 들어 목요일의 강자 『연애혁명』은 공부보다 연애가 우선인 실업계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반면 다음 웹툰은 네이버보다 좀 더 연령대가 높은 독자를 대상으로 한 드라마 장르가 인기다. 사회 초년생의 악전고투를 그린 『미생』, 신혼부부의 일상을 담은 『결혼해도 똑같아』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렇게 웹툰 연재 플랫폼들의 성격이 저마다 다르듯이, 웹소설 연재 플랫폼 역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다섯 웹소설 연재 플랫폼을 살펴본다면, 나의 취향에 맞는 웹소설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플랫폼 별 인기 장르, 연재가 종료된 히트작, 현재 인기작, 타 플랫폼과 구별되는 특징, 그리고 필자의 한 줄 평 순으로 알아보자.


전체 관람가 로맨스에 빠진 네이버 웹소설

1. 인기장르

500만 독자를 거느린 네이버 웹소설의 인기장르는 현재 40개 작품이 연재되고 있는 로맨스다. 이는 판타지(11개), 무협(13개)에 비해 무려 약 4배나 많은 수치다. 지난해 열린 네이버 웹소설 공모전 역시 로맨스 소설인 『그대 곁에 잠들다』(플라비 지음)가 대상을 차지했다. 독자 투표로 수상작이 결정됐다는 점을 상기하면, 네이버 웹소설에서 로맨스의 장기집권은 계속될 듯하다.


2. 히트작

지난해를 박보검의 해로 만들었던 KBS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은 2014년 10월에 완결된 동명의 네이버 웹소설이 원작이다. 누적 조회 수 5천만, 월 매출 5억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한 구르미는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내관이 된 남장 여자와 왕세자의 위태로운 로맨스는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폭주기관차와 같아서, 독자를 끌어당기는 마력이 있다. 특히 드라마와 다른 엔딩을 보고 싶은 이는 꼭 보기를.


3. 현재 인기작


약 5만 명의 고정 독자를 거느린 『나쁜 관계』(안테 지음)는 경쟁이 치열한 로맨스 장르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60편을 훌쩍 넘긴 현재까지 80개를 웃도는 댓글과 9.9라는 높은 평점을 얻는 것만 봐도, 그 재미를 짐작할 수 있다.


나비가 되는 꿈을 하도 생생하게 꾸다 보니, 현실에서도 내가 사람인지 나비인지 분간을 못했다는 장자의 고사를 아는가. 그 속에 담긴 철학적 의미는 차치하고, 『나쁜 관계』의 핵심 키워드가 바로 이 ‘호접몽’이라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생에 나비였던 주인공 지혜는 한 번 잠들면 이틀이나 호접몽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무당은 나비의 두 날개를 뜯어 먹어줄 거미를 만나야 한다고 일러준다. 허나 나비로서의 생존본능 때문인지, 지혜는 막상 거미인 남자를 만나면 큰 거부감을 느낀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이윽고 다이아 수저인 진원의 거미줄에 지혜가 꼼짝없이 걸려들게 되는데… 잡아먹혀야 사는 여자가 보여주는 아찔한 로맨스에 빠져보자.


4. 특징

네이버 웹소설을 이용할 때는 성인인증을 할 필요가 없다. 19금 딱지가 붙을 정도로 선정적인 장면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인남녀의 사정을 농밀하게 묘사한 작품을 보려면, 다른 플랫폼을 방문하자.


5. 한 줄 평

"로맨스의, 로맨스에 의한, 로맨스를 위한 플랫폼."


[출처 = MBC 무한도전]



독자와 밀당을 벌이는 카카오페이지


1. 인기장르

판타지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로맨스를 그린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하 로판)은 로맨스나 판타지에 속한 하위 장르가 아니라, 엄연히 독자적인 인기 장르로 카카오페이지에 자리 잡았다. 현재 로판 랭킹 1위인 『아도니스』를 포함한 상위 다섯 작품의 평균 독자의 수는 약 26만이며, 모두 카카오페이지에서 독점연재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로판에서 흔히 쓰이는 설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난데없이 이세계(異世界)에 떨어진 여고생 혹은 젊은 여성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불과 몇 초전만 하더라도 라면 끓일 준비를 하던 여고생이 갑자기 왕비의 출산을 돕는 시녀가 되는 경우(『시녀로 살아남기』)가 있다. 혹은 의문의 사고로 죽음을 맞이한 여자가 환생하거나,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운 인생을 산다는 설정도 있다.

2. 히트작


25살 이란 꽃다운 나이에 죽은 나를 하늘이 가엾게 여겨, 다음 생은 금수저로 태어나게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왠지 X 밟은 것 같다. 제국의 공주로 태어나긴 했는데, 아빠가 천하의 둘째가라면 서러울 폭군이다! 제 아이를 임신한 여자도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죽였다고 하니… 일단 얌전한 아기가 돼서, 이 녀석의 비위를 최대한 맞춰야겠다. 일단 살고 봐야지.

‘폭군 아빠, 딸바보 만들기’라는 신선한 설정으로 인기를 끈 『황제의 외동딸』(윤슬 지음)은 종이책이 8만 부나 팔린 작품이다. 속으로는 황제에게 욕을 퍼부으면서도 겉으로는 방실방실 웃는 아기의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가벼운 분위기의 회귀 로판을 보고 싶다면, 백만 독자의 선택을 받은 이 소설을 추천한다.

3. 현재 인기작


매주 화, 금, 토요일에 만나볼 수 있는 『반월당의 기묘한 이야기』(정연 지음)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동양 판타지 소설이다. 현재 카카오페이지에서 무료 연재하는 웹소설 중에서 가장 많은 독자(약 22만)를 보유하고 있다. 

생사의 이치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천안(天眼)의 소유자인 유단이 여우요괴인 백란과 함께 요괴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사람의 영혼을 훔치는 넋보자기 요괴, 숨바꼭질을 좋아하는 곡두기 등 등장하는 요괴들의 사연이 흥미진진하다. 더불어 오지랖 넓은 소년과 츤데레 여우 요괴의 브로맨스도 기대하라.


4. 특징

A(24세, 직장인) 씨는 오늘도 카카오페이지 앱의 알림이 울리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좋아하는 웹소설을 8시간마다 한 편씩 무료로 볼 수 있기 때문. 물론 끝내 기다리지 못하고 결제해서 보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렇게 일정 시간마다 콘텐츠 한 회분이 무료로 제공되는 ‘기다리면 무료’는 카카오페이지 수익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카카오페이지가 기록한 일 최고 매출 4억7000만원, 연간 거래액 1000억 원은 A씨처럼 기다리지 못해 유료 독자가 된 사람들 덕분이다.

카카오페이지는 ‘노블 코믹스’, 즉 인기 웹소설을 웹툰으로 리메이크하는 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3일마다 무료로 제공되는 『황제의 외동딸』은 약 135만 명의 독자를, 매주 일요일마다 무료로 연재된 『왕의 딸로 태어났다고 합니다』는 약 130만 명의 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주로 로맨스 판타지 장르의 웹소설이 원작인 노블 코믹스는, 로판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쳐선 안 될 아티팩트다.

5. 한 줄 평

"기어이 내 지갑을 열게 하다니, 몹시 난감하군."

[출쳐 = tvN 도깨비]


남초 인기의 바로미터, 문피아



1. 인기장르

남성 독자의 비율이 높은 문피아의 인기장르는 현대 판타지다. 『나 빼고 다 귀환자』, 『탑 매니지먼트』 등 문피아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이름을 올린 대부분의 작품들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남자가 우연한 사고로 마법적 현상을 겪게 되는 내용을 그린다. 예를 들어 『밥 먹고 가라』의 주인공 강철호는 노량진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차에, 갑자기 다른 세계로 떨어진 후 마왕을 무찌르는 미션을 받는다.

2. 히트작


총 12권인 『포텐』 (김민수 지음)은 지난해 7월에 완결된 현대 판타지 소설이다. 제목인 포텐은 영어 ‘Potential'의 줄임말로, 잠재력을 의미한다. 예컨대 인터넷에서 자주 쓰이는 ’포텐 터지다‘라는 말은 잠재력이 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잠재력의 대상은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프로게이머인 민호의 가문에는 대대로 전수받은 특별한 힘이 있다. 바로 사물에 잠재된 포텐을 발견하여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잘 나가는 미용사의 가위를 쓰면, 그 미용사의 솜씨를 완벽 재현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는 법, 사용해서는 안 되는 포텐도 있다는데…

3. 현재 인기작


문피아에서 선독점 연재하는 『튜토리얼이 너무 어렵다』 (gandara 지음)는 게임 판타지 소설로, 주인공이 산전수전을 겪으며 성장하는 내용이다. 고난이도 튜토리얼 탑에 갇힌 주인공은 때에 따라 개인 플레이와 팀 플레이를 번갈아 구사하면서 탈출을 꿈꾼다.

현재 100회까지 전개가 진행된 상황에서 주인공이 있는 곳은 16층. 튜토리얼 탑 100층까지 올라야 하는 머나먼 여정을 현재 250만 독자가 함께 하고 있으니, 작품의 재미를 짐작할 만하다. 일단 무료 연재분인 30회까지 보고 나서, 작품의 진가를 직접 판단해보자.


4. 특징

남초 사이트인 문피아에는 남성 독자들의 취향을 저격하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여성 선호 장르인 로맨스는 베스트 순위에서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남성향 판타지와 퓨전 소설들이 빼곡하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남자고, 볼 만한 웹소설을 찾고 있다면, 문피아로 가보길 추천한다.

또한 문피아는 커뮤니티 게시판이 활발하기로 유명하다. 독자마당 카테고리에 속한 감상란과 비평란에서는 독자의 애정 어린 리뷰가 올라온다. 신인이나 무명 작가가 자신의 작품 비평을 부탁하는 경우도 많다.

5. 한 줄 평

"남자의 웹소설을 보려거든 문피아에 가라."

[출처 = 만화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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