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은 고통을 주지만 맥주는 우리를 즐겁게 한다. 영원한 것은 맥주뿐!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바야흐로 맥주의 계절이 왔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한강에 누워 노래를 들으며 마시는 맥주도, 테라스에 앉아 밖으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보며 마시는 맥주도 뭔들 맛없으랴. 그야말로 꿀이다, 꿀. 이건 낮에만 마실 것도 아니다. 밝은 낮에는 가벼운 라거가 어울린다면 덥다 못해 뜨끈한 여름밤에는 진한 IPA가 어울린다.
데이트하기에도 좋은 날이다. 거리에는 꽃이 피어있고 밤이 되어도 마냥 시원한 바람에 산책을 나가기에도 참 좋다. 물론 미세먼지가 우리의 눈과 입을 막아버리기는 하지만 날씨 앱을 켜놓고 눈치싸움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터.
그래서 오늘은 이렇게 좋은 날에 어울리는 맥주를 더 맛있게 즐기는 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더하여 다가오는 황금연휴에 찾아갈 수 있는 맥주 축제들까지 함께 소개하니 그야말로 황금빛 물결에 몸을 맡겨 보자 풍덩!
맥주를 맛있게 마시는 방법
맥주마다 마시기에 적당한 온도가 있다
맥주 스타일에 맞는 잔이 있다
파인트 잔 (Pint glass) : 크래프트 비어 전문펍이 많이 생기면서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473ml(16oz) 용량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사실 파인트 잔에 대한 정의는 그 용량과 모양이 각 나라마다 다르다. 영국에서는 568ml으로 그 규격이 정해져있고, 호주에서는 140ml의 파인트 잔을 사용하기도 한다. 미국은 주로 473ml의 잔을 사용하지만 그 용량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파인트 잔의 종류에 따라 모양이 약간씩 다른 경우도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파인트 잔은 코니칼 스타일이다.
맥주 종류 : 더블/임페리얼 IPA, 더블/임페리얼 스타우트, IPA, 브라운에일, 포터스타일
큰 사이즈의 와인 글래스 (Oversize wine glass): 와인잔이 맥주에 잘 어울린다는 사실이 생소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와인잔은 입구 부분이 커서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와인을 마실 때와 마찬가지로 맥주를 둥글게 흔드는 것이 포인트인데, 맥주가 공기와 접촉하는 면이 넓어져 맛과 향이 더 풍부해지기 때문이다.
맥주 종류: 벨지안 다크에일, 벨지안 IPA, 세종 스타일
일자형 잔 (Stange glass): 잔의 입구와 바닥 부분의 지름이 동일하며 상대적으로 좁은 잔. 주로 독일 맥주에 많이 사용되는데, 맥주의 향이 날아가지 않게 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 전통적인 잔이다.
맥주 종류: 호밀이 부재료로 들어간 맥주, 람빅, 괴즈, 복 스타일
머그잔 (Mug glass): 라이트하고 시원한 맥주를 벌컥 벌컥 들이키기에 최고의 잔. 많은 양을 담을 수 있으며 손으로 잔을 감싸지 않기 때문에 맥주를 오래도록 차갑게 보관할 수 있다. 참고로 '머그'라는 단어는 '얼굴'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예전에 맥주 잔에 사람 얼굴을 그렸던 것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맥주 종류 : 페일에일, 오트밀 스타우트, 스코티쉬 에일 스타일
튤립잔 (Tulip glass): 입구 부분이 활짝 열리는 튤립잔은 거품을 풍성하게 유지시키고, 좁아지는 부분은 내부의 향이 날아가는 것을 방지해준다. 따라서 헤드를 잘 유지시켜주는 것과 향을 잡아두는 것이 동시에 가능한 잔이다.
맥주 종류 : 세종, 스코티시에일, 벨지안 페일에일, 벨지안 스트롱에일
브랜디잔 (Snifter glass): 주로 브랜디를 마실 때 사용되는 잔으로 향과 맛을 잡아두는 것이 중요할 때 사용된다. 특히 단 맛이 강한 맥주일 때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 역시 와인잔처럼 마시기 전에 둥글게 흔들면 아로마가 더 살아난다.
맥주 종류 : 벨지안 다크에일, 더블/임페리얼 스타우트, 더블 임페리얼 IPA
바이젠잔 (Weizen glass): 흔히 바이젠잔이라고 불리는 바닥이 좁고 그보다 입구가 약간 넓은 이 잔은 주로 윗비어(밀맥주)에 많이 사용된다. 윗비어에서 만들어지는 헤드(거품)와 볼륨을 위해 디자인 되었으며 파인트 잔보다 높다. 보통 용량은 500ml이지만, 벨기에에서는 250ml, 300ml도 사용된다.
맥주 종류 : 바이젠, 윗에일, 크리스탈 바이젠
필스너잔 (Pilsner glass): 흔히 필스너잔이라고 불리는 높이가 높고 좁은 잔은 탄산과 투명한 색깔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며 헤드(거품) 지속력이 좋다. 바이젠 잔과 비슷하게 보이지만 곡선이 없고 곧게 뻗어있다.
맥주 종류 : 라거, 필스너, 복, 블론드에일
45도 기울여서 따른다
맥주를 따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헤드를 어떻게 잘 만드느냐로 갈린다. 헤드는 거품을 형성하는 것을 말하는데, 45도 기울기로 한 번에 따라야 한다. 그래야 맥주와 거품의 황금 비율인 5대 1 비율이 깨지지 않는다.
맥주를 더 잘 마시기 위한 방법들을 알아봤다면 이제 꿀연휴를 알차게 보내기 위한 축제들도 만나볼까. 맥덕들을 위한 축제가 여기저기서 열리니 우리 모두 축배를 들자. 더부스가 주최하는 '제 3회 더 비어 위크 서울'부터 이미 한강 등지에서 시끌벅적 열리고 있는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코엑스에서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열리는 제일 먼저 맥주 축제의 물꼬를 트는 '제8회 GREAT KOREAN BEER FESIVAL', 5월 12일-14일 동안 자라섬에서 핫한 DJ 들과 열리는 가평 수제 맥주축제까지. 퐁당퐁당 징검다리를 건너 만날 수 있는 연휴에 우리 맛있는_ 맥주와 함께 기분 좋은 5월을 시작해보자.
1. 제3회 더 비어 위크 서울
'재미주의자 더부스'가 기획하고 주최하는 제3회 '더 비어 위크 서울'. 벌써 3회째 개최하고 있는 더부스의 더 비어 위크가 이번에도 역시 건대 커먼 그라운드에서 5월 꿀연휴에 개최된다. 현재는 2차 얼리버드 티켓이 판매되고 있는데, 1차는 판매된 지 20분 만에 솔드아웃 되는 소름 돋는 일이 발생했다고. (글을 쓰는 에디터도 일하다가 실패했다. 눈물) 2차 얼리버드 티켓은 프립/캔고루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어서 어서 달려갈 것.
특히, 더부스는 해외의 수제 맥주 라인업으로 맥덕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미국 뉴욕 최고의 브루어리인 ‘Other Half Brewing’과 ‘Evil Twin Brewing’, 애틀랜타 지역의 ‘Sweet Water Brewing’, 덴마크의 ‘Mikkeller’과 ‘To Øl’, 벨기에의 ‘Brouwerji Boon’, 뉴질랜드의 ‘8 Wired’, 중국 베이징 ‘Great Leap Brewing’ 등이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더부스는 이미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대동강 페일에일’과 ‘ㅋIPA’, ‘국민IPA’ 외에도 더부스 미국 캘리포니아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새로운 맥주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국내 정상급 로컬 브루어리인 맥파이·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굿맨 브루어리 등의 맥주들도 함께 즐길 수 있다.
2.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
‘2017 서울 밤도깨비 야시장’이 지난달 3월 24일부터 여의도 한강공원을 비롯한 4곳에서 동시 개장했다. 작년에는 여의도로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면서 음식을 받아먹기까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고. 올해는 반포 한강공원,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청계천에서 매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열린다.
올해 야시장에는 상인 362팀이 참가하는데, 센스 넘치는 푸드트럭 메뉴들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빠지면 서운할 치느님부터 닭발에 주먹밥, 파스타 등 맥주와 기가 막힌 페어링을 자랑하는 메뉴들이 줄지어 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맛보지 못했던 음식과 맥주의 색다른 페어링을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연휴에 날씨까지 좋으니, 아무래도 사람들이 모두 한강으로 몰리는 대참사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기다리는 시간도 즐겨보자. 주변 수제 맥주 펍에서 맛있는 맥주를 테이크 아웃해가는 센스도 잊지 말 것! 아 물론 한강에서 먹으면 그 어떤 맥주도 다 맛있겠지만.
기다리고 기다리던 5월의 황금연휴!
내가 제일 많이 놀 거야! 다 비켜!
더 비어 위크 서울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