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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귀엽다고요? 사실 난 아픈 고양이에요

등록일2017.05.12 08:45 조회수60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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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다고요? 사실 난 아픈 고양이에요

인간의 욕심에 고통받는 반려동물들

스코티시 폴드 고양이를 아시나요? 귀가 삼각형으로 서 있는 다른 고양이들과 달리, 이름처럼

'접힌' 귀를 가진 종인데요. 테일러 스위프트, 에드 시런 등 유명 팝스타의 반려묘로도 유명합니다.

SNS를 통해 귀여운 외모가 화제가 되면서, 스코티시 폴드 종을 반려묘로 원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죠. 그런데 최근 영국수의사협회(BVA)가 BBC를 통해 이 종의 교배 금지를 주장했습니다.

"접힌 귀를 가진 모든 고양이에게서는 유전병이 발현됩니다. 경우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치료 불가능한, 평생의 질병을 안고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됩니다" -구드런 라베츠, BVA협회장

스코티시 폴드 종의 접힌 귀는 유전자 돌연변이입니다. 연골이 지탱하지 못한 귀가 접혔듯이, 관절염 등 질환에 시달리는 운명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종의 교배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귀여운 외모를 만들어내기 위한 ‘문제적 유전자’끼리의 교배로 고통받는 동물은 또 있습니다. 퍼그, 프렌치불독, 시추 등 코가 납작한 단두(短頭)종 개입니다.

단두종 개들이 코 구조때문에 코골이와 호흡곤란을 겪는 건 이미 유명하죠. 이 외에도 특유의 얼굴형때문에 씹기와 삼키기에 어려움을 겪으며, 안구 궤양과 척추 기형을 얻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특정 얼굴형을 만들기 위해 선택교배를 시키면서 개들이 각종 질환을 얻게 된 겁니다. 개의 외모 일부는 인간의 뜻대로 됐지만 모든 부분이 인간의 의도대로 변하지는 않은거죠" 로웨나 패커 박사(영국 왕립수의대학교)

영국고양이애호가관리협회(GCCF)는 이미 1970년대에 스코티시 폴드 고양이의 족보 등록을 중단했습니다. 또한 지난해 BVA는 단두종 개를 분양받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나 '귀여운 반려동물'의 인기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호주에서 최근 사랑받는 반려견 품종은 프렌치불독·퍼그 등으로 조사됐으며 미국에서도 프렌치불독이 10년 사이 5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출처: 호주 시드니대 연구팀)

평생의 장애를 갖게 될 걸 알면서도 ‘아픈 동물들’의 교배를 계속하는 사람들. 동물을 정말 사랑한다면 ‘사람 눈에만 귀여운 외모’가 아니라 건강한 삶을 만들어 줘야 하지 않을까요?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지원 작가·김유정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5/11 15: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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