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체를 알 수 없는 사고차 (이미지 : MBC)
위 자동차는 형체를 알 수 없을 만큼 찌그러졌다. 트레일러와 충돌 시 화물칸 밑으로 들어가면서 운전자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말았다.
승용차가 대형 트럭 밑으로 들어가는 사고는 다른 사고에 비해 사망률이 2배 높다. 화물칸 바닥부분이 승용차 운전자의 머리와 비슷한 위치에 있어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트럭 안전판 있고 없고 차이 (이미지 : IIHS)
최근 미국에서는 트레일러 측면에 안전판 부착 의무화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안전판은 트레일러 좌우에 부착하는 두툼한 패널을 의미하는 것으로, 승용차가 측면에서 충돌할 경우 트레일러 밑으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이다.
미국 고속도로 안전 보험 협회(이하 IIHS)에서 트럭 안전판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충돌 실험을 했다. 아래 영상으로 안전판을 제대로 설치하는 경우와 허술하게 설치한 경우 차이를 확인해보자.
승용차가 트레일러 측면에 충돌시 안전판은 부서지지 않고, 승용차가 화물칸 아래로 들어가는 것을 막아냈다. 승용차에 탑승한 더미는 에어백과 안전벨트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시험에 사용된 안전판은 유리 섬유(Fiber Glass)로 만들어져 충돌한 승용차를 다시 튕겨낼 수 있었다. 단, 안전기준에 준수한 패널을 부착했을때 효과가 있다.
▲충돌 후 다시 튕겨져 나온다 (이미지 : IIHS)
▲측면 안전판을 설치한 트럭
안전 기준에 맞지 않는 안전판은 충돌 즉시 부서지고, 승용차가 화물칸 아래로 들어가면서 전면 유리가 깨지고 지붕이 벗겨졌다. 운전석에 충돌 시험용 모형 더미가 아니라 사람이 앉았더라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지도 모른다.
IIHS의 실험에 따르면 안전판을 잘 대기만 해도 사망률을 낮추는 데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패널 부착 비용과 늘어나는 무게로 인한 연비 저하 등은 감수해야 한다. 또, 여기서 증가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 사고 사례 (이미지 : MBC)
IIHS 통계 자료에 따르면 승용차가 트럭 뒤에서 충돌하는 사고보다 옆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운전자 사망 비율이 훨씬 높다. 유럽은 이미 80년대 후반부터 측면 안전판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도 입법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화물차 후부 안전판 설치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동차 관리법'에 따라 설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운행을 못하게 하지만 과태료 부과 등,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트럭 아래 설치하는 안전판은 상대를 위한 안전벨트와 같다. 사망으로 이어지는 대형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우리나라도 관련 제도의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박소민 ssom@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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