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 나온 자동차의 1호차를 누가 받느냐를 가만히 살펴보면 자동차 회사가 그 차를 어떤 컨셉트로 개발했는지 엿볼 수 있다. 자동차 회사들은 컨셉트에 가장 적합하면서도, 홍보효과를 노릴 수 있는 인물을 정해 1호차를 제공한다.
▲미국 소아뇌종양재단 홈페이지
혼다는 좀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10세대 시빅 타입R을 출시하면서 1호차를 자선 경매에 부친 것. 현재 혼다는 온라인 자동차 경매 사이트 '브링어트레일러(bringatrailer.com)'에 시빅 타입R 1호차를 매물로 올려둔 상태다.
혼다는 수익금 전액을 미국 소아뇌종양재단(Pediatric Brain Tumor Foundation, curethekids.org/)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 돈은 지금도 형편이 어려워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
▲미국 소아뇌종양재단 홈페이지
혼다 시빅 타입R은 일본 브랜드가 생산한 해치백 중 가장 강력한 모델이다.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를 통틀어서도 '핫해치' 대열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차다.
보닛 아래에는 최고출력 306마력을 내는 2리터 터보엔진이 장착됐고, 6단 수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앞바퀴에는 브렘보가 만든 4피스톤 캘리퍼와 13.8인치 벤틸레이티드 디스크가 자리 잡았다. 덕분에 시빅 타입R은 뉘르부르크링에서 가장 빠른 전륜구동차 타이틀을 가질 정도로 화끈한 차가 됐다.
아반떼, 코롤라 등과 함께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C세그먼트에서 이런 차를 컨셉트에 맞는 유명인에게 1호차로 제공하지 않은 것은 상당히 과감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모터 스포츠가 발달한 미국에서, 유명 카레이서나 연예인에게 차를 건네는 것이 더 큰 홍보효과를 누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혼다는 자선 경매 행사를 선택함으로서 소아뇌종양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기업이미지까지 제고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혼다가 1호차를 자선 경매에 부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해 2월 혼다는 NSX 1호차를 소아뇌종양 환자를 위한 자선경매에 올려 무려 14억 원이라는 큰 금액을 소아뇌종양기금에 기부한 바 있다.
한편, 10세대 혼다 시빅은 오는 13일 국내 출시된다.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