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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넌 "콤플렉스였던 외모…이젠 나를 드러내는 노래할

등록일2017.07.05 08:56 조회수2334

(서울=연합뉴스) 송영인 PD = '있는 그대로'. 인터뷰 동안 샤넌이 가장 많이 한 말이다. 14세에 영국에서 건너와 17세에 데뷔한 그에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이목구비가 뚜렷한 이국적인 외모 탓에 머리는 탈색하면 안 됐고, 눈에 끼는 렌즈도 검은색을 착용했다. 선보인 음악은 '10대에 어울릴법한' 상큼하거나 귀여운 댄스곡이었다.

"무대에서 재미있긴 했지만, 그냥 짜인 안무를 추고 늘 불렀던 대로 노래를 부르는 느낌이었어요. 음악이라는 게 공감이 돼야 하는데 그런 건 없고 늘 스케줄대로 따라가는 게 너무 싫었어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 제가 익숙해지는 거예요. 그때는 제가 원하는 것을 잊고 있었던 것 같아요."

K팝스타 시즌6에 출연한 시기도 그쯤이다. 예뻐 보이거나 완벽한 이미지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노래 자체가 주목받는 무대를 경험하고 싶어 스스로 출연을 결심했다. 이미 가수 3년 차에 접어들어 불공평할 수 있다며 주변에서는 출연을 만류했다.

"여태까지 활동했던 거 생각하면서 자존심 세우면서 나간 게 아니었어요. 사실 저는 자존심 갖고 있지도 않았고요. (웃음) 오직 절 위해서 나갔어요. 외모와는 관계없이 편하게 무대를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배울 게 정말 많았어요."

샤넌은 박효신의 '숨'을 라이브로 부른 무대에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무대 초반부터 눈물을 꾹 참았지만 '마른 줄 알았던 /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 잠들지 않는 / 이 어린 가슴이 숨을 쉰다.'를 부를 때는 가사가 너무 공감됐다.

K팝스타에 출연하기 전 쌓였던 서럽고 억울했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져 나왔다. '벽에 꽉 막혀 서 있는 느낌'이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당시에 느꼈던 답답함은 어느 정도 해소됐는지 물었다. "완벽하게 길이 보이진 않지만, 어느 정도 빛이 보이긴 해요. K팝스타 나가기 전엔 정말 되돌릴 수 없을 것 같고 희망도 없었는데 이젠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요."

샤넌의 변화는 지난달 27일 발매한 신곡에 그대로 묻어나왔다. '눈물이 흘러'는 처음 선보이는 팝 스타일의 곡으로 샤넌은 뮤직비디오에서 금발로 염색한 채 외국인 남자주인공과 치명적인 사랑을 연기했다.

"외모에 대한 이야기를 감수하고 이번엔 오히려 그 부분을 더 돋보이게 콘셉트를 잡았어요. 저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려 정말 편안하게 작업했어요. 녹음할 때도 가이드 곡을 듣고 흥얼거린 적이 없는데 이 곡은 저도 모르게 자주 흥얼거리더라고요. 그만큼 저에게 잘 맞는 곡인 것 같아요."

차트 성적보단 '샤넌답다'는 말을 듣고 싶었다. 가수로 활동했던 3년여의 시간 동안 솔직히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원했던 음악을 처음으로 펼쳐 보이는 느낌이었다.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을 마주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한국어 버전과는 가사 내용이 완전히 다른 영어 버전을 발매한 것도 스스로 욕심을 낸 부분이다.

"원곡이 영어버전이었어요. 고민을 많이 했는데 해외 팬분들께 드리는 선물이라 생각하고 발매하고 싶다고 회사에 고집을 부렸어요. 가사도 너무 예뻐서 아까웠거든요. 친한 엠버 언니가 보컬로 피쳐링을 해주셨어요."

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엠버는 음악적 고민을 나누는 동료이자 롤모델이기도 하다. 주변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멋지게 해내는 모습을 정말 닮고 싶다고 했다.

"주어진 곡이나 안무보다는 정말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선보이는 저만의 색깔이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아직도 저의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긴 하지만 늘 진정성 있게 부르려고 노력하고 있고 사람들에게 공감되는 노래를 하고 싶어요."

지금의 샤넌은 몇 년 전의 샤넌과 많이 달랐다. 대중의 이상을 좇기보단 자신의 원하는 것에 집중한다. 가고자 하는 길을 주장하고 실천하면서 샤넌은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서 견고해지고 있다. 선공개곡에 이어 7월 중 발매되는 그녀의 두 번째 앨범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syipd@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7/06/30 19: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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