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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쌍피, 일석이조! 두 마리 토끼 잡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등록일2017.07.28 19:11 조회수1247



렉서스가 최근 럭셔리 쿠페 LC500과 LC500h를 국내시장에 공개했다. 독일산 스포츠카와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하는 렉서스표 스포츠카다.


'LC500'은 5리터 V8 엔진을, 'LC500h는 3.5리터 V6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했다. LC500으로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매력을 뽐내고, LC500h를 통해 토요타가 자랑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의 정점을 과시하겠다는 ‘일타쌍피’ 전략.


특히 LC500h는 LC500 대비 작은 엔진을 얹었지만 전기모터의 도움으로 LC500에 버금가는 성능을 낸다. 때문에 ‘LC’ 뒤에 똑같이 숫자 ‘500’을 달았다. 특히 LC500h에는 토요타가 20여 년 동안 갈고닦아온 하이브리드 기술이 총 집약됐다. 당연히 가격은 렉서르 라인업에서 가장 비싸다.



LC500h 외에도 최근 출시되는 많은 스포츠카들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장점을 모아쓰고 있다. 각기 장단점이 뚜렷한 엔진과 모터의 조합은 효율과 성능 모두에서 생각보다 큰 효과를 발휘한다.


잘 달린다고 해서 마냥 기름 퍼먹었다가는 친환경 반역자로 지탄받는 게 요즘 분위기 아니던가. 그렇다고 '친환경적이어야하니 성능 좀 떨어져도 참고 타라'고 하면, 지갑 열 소비자는 많지 않다.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는 이런 두 가지 요구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한 고민의 결과다. 렉서스 LC500h를 비롯, 어떤 모델들이 어떻게 성능과 효율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는지 살펴보자.





렉서스 LC500h


렉서스는 LC500h의 심장을 가리켜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Multistage Hybrid)’라고 부른다.


3.5리터 V6 엣킨슨 사이클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 리튬-이온 배터리, ‘멀티스테이지 시프트 디바이스(Multi Stage Shift Device)’로 구성됐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있어 둘째가라면 서러운 토요타가 지금껏 만든 가장 복잡한 파워트레인이다.





엔진과 전기모터 2개가 만들어낸 힘을 CVT(무단변속기)가 가상 기어비를 통해 3단계로 나눈다.


핵심은 여기에 '추가로' 장착된 멀티스테이지 시프트 디바이스. 쉽게 말하면 ‘4단 자동변속기’다. 3단 CVT와 4단 자동변속기가 함께 작동해 10단 자동변속기와 같은 변속패턴을 제공한다.


3단(CVT의 가상 1,2,3단) × 3단(자동변속기의 1,2,3단) + 1단(오버드라이브:CVT의 3단과 자동변속기의 4단이 맞물린 상태) = 총 10단




LC500처럼 그냥 10단 자동변속기를 쓰지 않은 이유는 '효율' 때문이다. 같은 연료로 1미터라도 더 가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이해하기도 어렵고, 직접 만들기는 5만 배 정도 더 어려웠을 기술을 애써 개발한 데는 이유가 있었을 터.


장점은 확실하다. CVT 특유의 고무줄같이 늘어지는 답답한 가속감 대신 수동변속기를 다루듯 다이내믹하고 직접적인 감각을 즐길 수 있다. 운전대 뒤에는 마그네슘으로 만든 패들시프트도 마련했다.


렉서스 수석 엔지니어 코지 사토는 LC를 국내시장에 공개하는 자리에서 "수치적 성능도 중요하지만, 스포츠카로서 운전 재미를 높이고 감성적 만족감을 높이는데 집중했다"라고 언급했다.


▲마그네슘 패들시프트


변속기는 합산출력 345마력을 뒷바퀴로 전달한다. 시속 100km 가속은 5초 만에 해결하고, 최고속도는 250km/h에 이른다. 잠깐이지만(약 1.6km) 엔진 도움 없이 모터만으로 140km/h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점도 멀티스테이지 하이브리드 덕분이다.


올해 9월 이후 판매될 예정인 LC500h은 아직 국내 공인연비가 발표되지 않았다. 미국 기준 복합연비는 리터당 약 12.7km/l다. 렉서스 플래그십 세단 LS500h에도 똑같은 시스템이 얹힌다.





혼다 NSX

20세기는 일본산 스포츠카들의 황금기였다. 토요타 수프라, 혼다 NSX, 닛산 300ZX 등 차덕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스포츠카들이 즐비했다.

그중 혼다 NSX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이었던 알루미늄 차체, 8,000rpm까지 시원하게 돌아가는 VTEC 엔진, 페라리 부럽지 않은 늘씬한 디자인까지, 돋보이는 매력을 마구 뽐냈다.


▲1세대 NSX


NSX는 2016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005년 단종 후 11년 만의 부활이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혼다 내부적으론 차세대 NSX 프로젝트가 전면 취소되기도 했고, 자동차 시장에는 전기차 파도가 밀어닥쳤다.

풀 뜯어먹으며 친환경만 외쳐대던 자동차 업계가 다시 고성능 모델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자, 혼다는 2세대 NSX 프로젝트를 부활시킨다. 그들은 시대의 변화를 적극 받아들여 첨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갖췄다.


▲2세대 NSX


▲2세대 NSX


새로운 NSX의 구동계는 FF, FR, MR 같은 전통적인 구분으로 정의할 수 없는 복잡한 구조다. 엔진 1개와 모터 3개가 앞뒤에 나뉘어 실렸고, 네 바퀴를 모두 굴린다.

먼저 앞바퀴는 ‘트윈 모터 유닛(TMU)’으로 불리는 두 개의 전기모터에 연결했다. 덕분에 필요한 순간 좌우 앞바퀴에 원하는 힘을 보낼 수 있다.

트윈 모터 유닛은 혼다가 자랑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SH-AWD(Super Handling-AWD)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맞춰 구현하는 주인공이다. NSX에 적용된 SH-AWD는 보다 날카롭게 코너를 공략하기 위한 토크벡터링의 혼다식 표현으로 봐도 무방하다.



▲앞바퀴를 굴리는 '트윈 모터 유닛'


이 밖에도 드라이브 모드 중 ‘저소음(Quiet) 모드’를 선택하면 엔진을 깨우지 않고, 전기만으로 약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다. 깊은 밤, 조용한 주택가에서 본의 아니게 소리로 성능 자랑할 걱정은 덜겠다.


다만, 이 상태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얼마인지는 혼다가 밝히지 않았을 만큼 짧다. 저소음 모드에서도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엔진이 깨어나긴 하지만 회전수가 4,000rpm으로 제한된다.



뒷바퀴는 엔진과 모터가 함께 담당한다. 미드십에는 500마력, 56.2kgm를 내는 3.5리터 V6 트윈터보 엔진이 자리를 잡았고,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로 불리는 전기모터와 연결된다.


모터 이름에 ‘다이렉트’가 붙은 이유는 엔진에 직접 연결돼 가속페달 조작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태기 때문. 엔진과 모터의 힘은 9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뒷바퀴로 전달한다.


▲엔진과 연결된 '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승객 엉덩이와 엔진 사이에는 리튬-이온 배터리(IPU, Intellegent Power Unit)를,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센터터널에는 ‘파워 드라이브 유닛(Power Drive Unit)’을 넣었다.


파워 드라이브 유닛은 앞쪽 ‘트윈 모터 유닛’과 뒤쪽 ‘다이렉스 드라이브 모터’에 배터리의 전기를 정교하게 분배하고 출력을 조절한다.



NSX의 엔진과 모터는 합산 최고출력 573마력, 최대토크 65.9kgm를 발휘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 도달시간은 3초 미만, 최고속도는 307km/h에 달한다. 아직 우리나라에 출시되지 않은 NSX의 연비는 L당 약 9km(미국기준)다.


이런 수치는 첨단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뿐 아니라 복합소재를 사용한 차체, 치밀하게 계산된 공기역학 등 혼다가 쓸 수 있는 모든 기술을 전부 쏟아부은 덕분이다. 혼다는 2세대 NSX를 통해 ‘기술의 혼다’가 아직 건재함을 당당히 증명했다.





BMW i8


2011년은 닛산이 리프(Leaf, 2010년)를, 미쓰비시가 i-MiEV(2009년)를 내놓았지만 아직 전기차가 생소하던 시절이다. 그러나 이 해는 BMW가 전기차 브랜드 ‘i’를 출범한 해이기도 하다. 남들이 다 해치백 전기차 만들때 친환경 스포츠카라니, 역시 BMW답다.


i의 시작은 2013년 태어난 5도어 해치백 i3와 2014년생 미드십 스포츠카 i8이 맡았다.




전기모터만으로 달리는 순수전기차 i3와 달리(‘레인지 익스텐더’ 옵션을 고르면 주행거리 연장을 위한 엔진이 추가로 달리긴 하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스포츠카로 태어난 i8는 엔진과 모터를 모두 얹었다.


외부 전원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PHEV는 하이브리드에서 순수전기차로 넘어가는 바로 직전 단계로 여겨지는 만큼,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용량이 큰 배터리와 높은 출력의 전기모터를 얹는다.


▲충전포트


▲전기로만 달릴 수 있는 'eDRIVE' 모드


i8 역시 5.2kWh 용량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차체 중앙 센터터널을 따라 세로로 길게 품었다. 운전석 앞에 위치한 전기모터는 131마력, 25.5kgm를 발휘하고 2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굴린다.


덕분에 i8은 ‘eDRIVE’ 버튼을 눌러 화석연료를 전혀 태우지 않는 채로 최대 37km(NEDC기준)를 달릴 수 있다. 앞서 다룬 LC500h와 NSX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PHEV인 i8만 가능한 주행거리다.


이 때 최고속도는 120km/h. 사당에서 여의도 정도라면 순수전기차 상태로 왕복할 수 있겠다.



▲앞바퀴 사이에 위치한 전기모터


i8이 본격 ‘스포츠카’의 면모를 뽐내는 건 미드십에 둥지를 튼 엔진이 깨어나면서 부터다. 1.5리터 3기통인 이 소박한 엔진은 데뷔 전 성능에 대한 우려와 ‘경차 감성’이냐는 비아냥을 사기도 했지만, BMW가 그렇게 허술할 리 없다.


미니에도 사용되는 이 엔진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터보의 도움을 받아 231마력, 32.6kgm를 짜낸다. 여기에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뒷바퀴를 굴린다. 대배기량, 다기통 엔진의 감성은 스피커를 통해 연주되는 가상의 소리로 채워준다.


▲미드십에 얹힌 1.5리터 3기통 엔진


작지만 매운 엔진과 민첩한 전기모터가 더해진 i8의 합산출력은 362마력 58.1kg.m. 여기에 카본 뼈대로 몸무게를 1톤 중반에 묶고,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공기저항계수 0.26을 구현했다. 그 결과, i8은 시속 100km 가속시간 4.4초, 최고속도 250km/h를 달성했다.


더 인상적인 숫자는 연비다. 스포츠카의 성능과 함께 얻어낸 복합연비가 14.2km/l(국내기준)다. 1.4리터 가솔린 엔진과 수동변속기를 얹은 현대 엑센트의 연비가 리터당 14.1km이니 i8의 효율이 얼마나 훌륭한지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전기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한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들을 살펴봤다. 이들은 어쩌면 지구상에서 가장 미래적인 존재들일지 모른다. 엄청난 과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 세상, 과연 10년 뒤에는 어떤 차들이 도로를 채우게 될까?

이미지: 각 브랜드, 카랩DB

이광환 carguy@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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