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단 길을 발견하게 되면 두려워해선 안되네.
실수를 감당할 용기도 필요해.
실망과 패배감, 좌절은 신께서 길을 드러내 보이는데 사용하는 도구일세.
- 파울로 코엘료, '연금술사' 中
'까미노 데 산티아고'는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산티아고의 길’ 정도로 번역된다. 산티아고 하면 흔히 칠레의 수도를 떠올리기 쉽지만, 여기서 말하는 산티아고란 스페인의 수호성인인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를 의미한다. 정리하자면 까미노 데 산티아고란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로 향하는 길이라는 뜻이다. 다양한 루트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인기 있는 길은 ‘까미노데프란세스’로, 프랑스 남부의 생장피드포르에서 시작해 피레네 산맥을 넘어 산티아고데콤포스델라까지 이어지는 900킬로미터의 길이다.
그리고 이 여행기는 그 900km의 길을 혼자서 걷는 한 여자의 이야기다.
순례자의 길을 걸으며 보았던 풍경과 그 풍경 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수십 장의 사진과 짧은 호흡의 글들로 스케치될 예정이다.
* 지면상의 문제로 전체 이야기 중 일부만 발췌하여 업데이트됩니다
* 전체 여행기는 글 하단의 링크를 클릭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About Writer Yun?
[여행+사람+배움] '사람 만나기 위해 여행하는 방랑자' 2013.04.25~
[인스타그램] http://www.instagram.com/hi_yun_ (Follow me!)
여자 혼자 산티아고 순례길 44박 45일 - 첫 번째 이야기
St.Jean pied de port부터 Logrono까지 6박 7일
D+1 St.Jean pied de port ~ Roncevaux 28km
D+2 Roncevaux ~ zuribi 21.7km
D+3 ~ Cizur Minor 24.3km
D+4 ~ Maneru 24.6km
D+5 Maneru ~ Estella 18km
D+6 ~ Los Arcos 21.4km
D+7 ~ Logrono 28.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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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디어 생장의 아침이 왔다!
까미노 첫날,
가벼운 발걸음, 들뜬 마음으로 이른 아침
첫 출발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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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첫날부터 문제였다.
오전 7시 출발, 분명 들뜬 마음으로 신나게 (헥헥거리며) 열심히 언덕으로 오르고 있다가
30분 넘게 걸었을까
숙소에 여권을 놓고 왔다..
나 자신에게 온갖 욕을 하고서는 다시 뒤로 빠지니깐
만나는 순례자들 마다 무슨 일이냐며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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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갈 길이 멀다.
60L 배낭, +-15kg.
순례길에서 앞으로의 여정까지 매기엔 미친짓이다.
알면서도 걸었다.
스위스에서 생장까지 오면서 공항노숙을 하고 엎친데 덮친격 감기몸살까지 걸렸다. 첫 날의 까미노의 날씨는 보다시피 많이 안 좋았고 특히 공기가 무척 차가웠다.
목통증에 찬 바람 때문에 흘러내리는 콧물과
콧물을 너무나도 들이마셔서 오는 두통,
그리고 아직 나의 배낭은 남의 배낭 마냥 익숙하지 않은 착용감.
모든게 서툼, 불평 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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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열심히 이 악물고 오르면 또 하나의 언덕이 나온다. 그리고 이것들이 8시간 무한반복ㅠㅠ
론세르바예스는 3개의 산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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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드디어 순례자 여권에 첫 도장 쾅!
처음 묵어본 론세스바예스의 알베르게는 정말 깨끗하고 좋았다. 나는 알베르게가 남여 도미토미로 나뉘어지는 개념 자체가 없다는걸 여기 와서 처음 알았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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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둘째날, 수비리 가는 길에 만난 팜플로냐! 첫번째 큰 도시!
팜플로냐 Tip)
> 팜플로냐는 프랑스길 까미노에서 첫번째로 나오는 큰 도시이며
평균적으로 3일차쯤 대부분 도착한다. 여기서 핸드폰 유심을 살 수 있다!
> 스페인 유심은 오렌지, 보다(Voda)를 많이 쓴다.
오렌지는 스페인, 포르투칼 두 나라 데이터 사용 가능
만약, 까미노 이후 포르투칼 여행 일정이 있다면 오렌지를 구매할 것!
> 오렌지같은 경우 2기가 15유로 첫구매 20유로이다. (2016년 여름 기준)
> 데이터, 폰, 지도 없이도 까미노는 충분히 다닐 수 있다. 대부분 알베르게 와이파이 잡힘.
유심칩 살지 말지 고민 된다면 큰도시 나올때마다 살 수 있음 (팜플로냐,부르고스,레온,사리아등등)
> 밥을 먹을 때, 레스토랑이 부담이 된다면 스페인 전용 식당 Cafe&Bar에 가면
3유로 이하로 간단하고 저렴하게 배를 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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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팜플로냐에서 4km 더 와 도로가에 보이던 알베르게에 숙소를 잡게되었다. (개이득)
알베르게 Tip)
> 사람들이 많이 안 가는 마을, 도시 일수록 알베르게의 사용 시설들이 더 편리해진다
> 보통 팜플로냐에 묵었던 친구들 얘기를 들어봤더니 팜플로냐 알베르게의 시설들이 최악이라고. 조금만 더 걸어나가면 수용인원 자체도 적고 방도 넓고 오는 순례자들 자체도 적으며 와이파이도 꽤 빵빵 터지는 곳들이 많다.
> 복불복일수도 있겠지만 순례자들이 적으면 적을수록 밤에 다같이 식사를 하고 얘기도 나누며 가정집 같은 분위기를 더욱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 Cizur Minor에는 알베르게가 2-3개 정도 있고 근처에 작은 가게 (우리나라 구멍가게 같은 느낌, 하지만 과일,야채등 음식재료들도 어느정도 다 팜)랑 바,카페가 있으니 저녁 해결 또한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는 팜플로냐의 모습이 한눈에 다보인다!
> 팜플로냐 다음 일정이 용서의 언덕을 오르는 것이다. 대부분 아침 일찍 출발해서 부지런히들 간다. 전 날 팜플로냐에서 조금 더 가, 그 다음 날 일정을 줄이는 것도 괜찮은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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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3일차
용서의 언덕을 오르는 날 아침!
까미노 길에서 만난 한국 아버님!
7년째 세계여행 중이시다!!
같이 걸으면 아버님의 여행기가 쏟아져 나온다.
너무 멋있으셔서 3일차까지 쫓아다녔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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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용서의 언덕 내려오는 길에 만난 동갑내기 친구와 정상에서ㅎㅎ
"hey!! You got it! Look at this!"
꺄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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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
지나가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랑도 인사하며
우리들을 격려해주셨다.
"부엔까미노!"
"감사합니다~(그라시아스)"
기분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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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
내려오면서 동갑내친구랑 한살어린동생 한국인 친구들을 만나 같이 점심을 먹기로했다. 원래 이날 이 마을에서 멈췄어야했는데 4-5km를 더 걸었다.(왜더걸었을까..하며)
쨋든,
셋이서 먹고 있다가 다른 순례자, 브라질 친구와도 함께 했다.
그 이후로도 브라질 친구를 다음 마을을 갈때마다 계속 마주쳤는데 그녀는 나와 얘기를 나누거나 함께 밥을 먹고 나면 나를 쳐다보곤, 항상 미소를 지으며 말해준다
"You are really good company. Thank you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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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5일차,
다음 마을 진입.
어제 만났던 친구들과
아침에 같이 일어나 함께 출발했다.
그런데,
3일차부터 아파오던 무릎이 결국 아예 나가버렸다.
이날 18km만 가는 여정이였는데
4,5시간이면 가는 거리를 쩔뚝 거리며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8시간은 걸어갔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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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이날 길가다가 체코 친구 토마스를 만났다.
늘 그렇듯, 눈이 마주쳐 그에게 부엔까미노!를 외쳤는데
그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만세를 하면서 부엔까미노!!!하며, 너무나도 반갑게 인사해줬던 친구, 그러더니 나의 액션캠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토마스랑 이날 몇시간을 함께 걸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걸어왔다. 유쾌한 친구!, 까미노를 여러번 온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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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
세상에 12km 진입 전,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바이올린 연주소리.
마을따위 없는 휑한 이 곳에 악기 연주라니!
소리를 따라 뛰어갔다.
할아버지와 할머니와 딱 마주하는 순간,
사진에서 보다시피 이렇게 딱 셋뿐이었다.
할아버지가 나의 눈을 보고 연주해주셨다.
마치 나를 위한 연주 같았다.
배낭을 바닥에 내팽겨치고 아예 자리를 잡고 들었다.
그러더니 차츰, 저 멀리서부터 순례자들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모든 순례자들은 가던 발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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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
점심을 먹기 위해 카페에 앉았다.
커피랑 빵을 먹으려고 지갑을 열었는데 돈이 20센트 뿐이었다. 전 날 atm에서 돈을 뽑았어야 했는데 뽑질 못했다.
그리고 옆에 앉아있던 영국인 아저씨가 인사를 했고 이 근처에 atm 어디 있는지 아냐고 했더니 이 마을엔 없다며, 무슨 일이냐며, 혹시 돈이 없어서 못 먹고 있냐 하더니 자기 지갑을 열더니 5유로를 건네주었다. 그리고 나는 너무 놀라,
"아니야! 나 진짜 괜찮아. 안줘도 돼. 정말 괜찮아. 급한거 아니야."라고 손사래를 막 쳤더니,
"We can meet again soon on the road. It's fine. take it please."
우리 또 다시 길에서 만날 수 있잖아. 괜찮아. 받아줘. 라고 말하는데
감동 그리고 또 감동.
서로 연락처도 모르고 페이스북도 모르고 그저 이름만 알 뿐, 같은 길을 걷는 까미노의 길에서, 언젠간 우린 또 다시 길 위에서 만날거라며 걱정하지말고 받으라는 말에 알 수 없는 감정과 울컥함이 올라왔다.
아자씨 덕분에 따뜻한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었고
5유로의 잔금을 나는 위에 사진, 나에게 즐거운 휴식을 준 바이올린 연주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1유로를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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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숙소에 도착했더니 내가 길에서 만났던
외국인 그리고 한국인 친구들이 모두 같은 숙소에 있었다.
이 날은 스페인 친구의 생일이였고
다같이 사진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ㅎㅎ
국적, 생김새가 모두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똑같은 순례자
그 날, 그 곳에 있는 '너' 찾기 어플리케이션 #설레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