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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우루스' 완전공개한 람보르기니... 페라리는?

등록일2017.12.05 12:32 조회수4336



"가서 트랙터나 잘 만드시오"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사이 라이벌 관계는 이때부터 시작됐다. 엔초로부터 면박을 받고 돌아간 페루치오가 공장 사훈을 '무조건 페라리보다 빠른 차'로 지었다는 후문을 보면 둘 사이 관계가 얼마나 불꽃 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데 람보르기니가 SUV라는 땅을 사버렸다. '우루스'라는 슈퍼 SUV를 공개했기 때문. 최대 경쟁자 페라리 입장에서는 배가 아플 수밖에 없을 듯하다.


▲ 페루치오 람보르기니 (이미지 : Lamborghini)


▲ 엔초 페라리 (이미지 : Ferrari)



우루스 얼마나 대단한가?


람보르기니는 지난 4일,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에 위치한 본사에서 우루스를 공개했다. 기존 디자인 언어와 비율을 최대한 유지해 누가봐도 람보르기니다.


파워트레인은 4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41마력, 최대토크 87.5kgm라는 폭발적 힘을 뿜어낸다. 여기에는 8단 자동변속기와 사륜 구동 방식을 조합했다.


▲ 람보르기니 우루스 (이미지 : Lamborghini)



그 결과 정지 상태에서 100km/h 도달시간은 3.6초에 불과하다. 200km/h까지도 12.8초 만에 도달하며 최고속도는 305km/h에 달한다. 이 정도 제원이면 과연 SUV가 맞나 싶을 정도다.


입이 쩍 벌어지는 성능에 실용성까지 갖췄다. 트렁크 기본용량이 616리터인데다 2열 좌석을 모두 접으면 최대 1,596리터까지 확장할 수 있다. 겉모습만 그럴듯한 SUV는 아니라는 말씀.


▲ 람보르기니 우루스 실내 (이미지 : Lamborghini)



페라리는 SUV를 안 만드나?


사실 페라리가 SUV를 만든다는 소문은 10년 전부터 무성했던 대나무숲 같은 것이었다. 끝없는 루머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페라리의 공식 입장은 '우리는 SUV 안 만들어!'였다. 스포츠카를 기반으로 한 페라리 DNA에 SUV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페라리 SUV 개발설이 본격적으로 피어오른 때는 올해 7월이었다. 진원지는 영국 자동차 매체 '카(CAR)'다. 이 매체는 코드명 F16X라는 SUV 개발 계획에 대해 보도했고, 8월에는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회장이 투자자와의 통화에서 SUV에 대해 언급했다며 보도했다.


▲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Sergio Marchionne) FCA 그룹 회장 (이미지 : Wikipedia)


코드명 F16X가 실제 SUV인지에 대한 소문은 확실치 않다. GTC 4 루쏘 뒤를 이을 후속 모델 코드명이 F166이며 F16X는 이에 대한 파생모델이라는 주장도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F16X에 대한 실체는 내년 봄쯤 드러난다고 한다.


올해 10월에는 페라리 SUV에 대한 가능성이 한층 커지기도 했다. 마르치오네 회장이 뉴욕증권거래소 기자회견 당시 "페라리 SUV 개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


그렇다고 페라리 SUV가 가시권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SUV 생산 여부는 30개월 뒤에 결정된다"고 했던 당시 인터뷰에 따르면 최소 2021년은 지나야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구체적인 부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페라리 SUV에 대한 소문이 무성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최근 자동차 브랜드 사이에 불고 있는 'SUV 광풍' 때문이다.


▲ 벤틀리 벤테이가 (이미지 : Bently)


▲ 마세라티 르반떼 (이미지 : Maserati)


기존에 "에헴"거리며 전통과 콧대를 강조했던 럭셔리 브랜드들이 줄줄이 SUV를 내놓고 있다. 벤틀리가 벤테이가를 내놓은 데 이어 마세라티는 르반떼를 내놓았고 람보로기니가 우루스를 내놓았다.


이외에도 롤스로이스는 컬리넌, 애스턴마틴은 DBX를 개발 중에 있다. 먹음직한 SUV 케이크를 경쟁사들이 하나둘씩 잘라가는 상황에서 제아무리 페라리라고 팔짱 끼고 볼 수만 있을까?


▲ 지난해 롤스로이스가 공개한 컬리넌 공식 티저 (이미지 : Rolls-Royce)


▲ 애스턴 마틴 DBX 컨셉트 (이미지 : Aston Matin)



페라리 SUV는 어떤 모습?


페라리 SUV가 등장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우선 이름부터 바로 잡아야 할 듯하다. 외신들의 보도에 따르면 페라리는 SUV대신 'FUV(Ferrari Utility Vehicle 혹은 Fast Utility Vehicle)'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확률이 높다.


큰 뜻은 없어도 브랜드 자부심이 넘치는 페라리라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일이다. 비슷한 예로 롤스로이스는 컬리넌을 개발하면서 SUV가 아닌 'HSV(High Sided Vehicle)'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 영국 오토카가 공개한 페라리 SUV 예상도 (이미지 : Auto Car)


디자인은 어떨까? 생산 여부조차 불투명하지만 이미 예상도는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812 슈퍼패스트부터 GTC 루쏘까지 기초가 된 얼굴도 다양하다.


람보르기니가 우루스를 4도어로 만든 것과 달리 페라리 SUV는 2도어일 확률이 높다. 전통적으로 페라리는 카로체리아를 통해 주문 생산된 클래식 모델들을 제외하면 문 네 짝을 단 적이 없다.


페라리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엔리코 갈리에라도 독일 유명 신문사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페라리는 스포츠카 브랜드로 남을 것"이라며 "결코 4도어 자동차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 테오필러스친이 공개한 페라리 SUV 예상도 (이미지 : Theophiluschin)


▲ 오토익스프레스가 공개한 페라리 SUV 예상도 (이미지 : Auto Express)


디자인이 어떻든 문짝이 몇 개든 강력한 성능만큼은 이견이 없을 듯하다. 외신 보도에 따른 예상들을 종합해보면 페라리 'FUV'는 GTC4 루쏘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다. 앞서 언급한 F16X 루머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또한 보닛 아래에 V8 엔진을 탑재하고 최근 강화 추세인 배출 가스 규제에 부합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한다. 실내 고급감이나 다양한 편의사양, 누구도 따라 할 수 없는 페라리 감성은 두말하면 입 아플 듯.



"페라리 너마저..." 멋진 외모와 여전한 성능이 점쳐지는 가운데서도 골수팬들은 야유를 보내고 있다. 스포츠카 감성에 기반을 둔 페라리가 SUV를 만든다는 사실이 썩 유쾌하지는 않을 수 있다.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SUV 시장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대 경쟁자 람보르기니가 슈퍼 SUV를 내놓은 마당에 페라리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또 페라리 FUV가 등장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2021년을 기다려보자.


박지훈 jihnpark@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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