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들의 조합은 늘 재미있다. 내 몸뚱이에 정우성 얼굴을 붙이는 것, 마티즈에 몬스터 트럭 바퀴를 다는 것 말이다. 지구 반대편 미국에서는 랭글러에 닷지 바이퍼 엔진을 얹은 언밸런스 자동차가 탄생했다.
미국 이베이(ebay.com)에 매물로 올라온 이 모델은 광폭 타이어를 끼운 비교적 평범한 랭글러다. 빨간색 차체에는 전복을 대비한 보조 케이지와 보조 범퍼가 달려 있다. 겉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다른 변경점은 없는지 차를 슥 둘러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스티커가 보인다.
'SRT10'
닷지 '바이퍼 SRT10'에 들어가는 8.3리터 V10 엔진을 의미한다. 지프에 닷지 엔진이라니? 둘이 같은 식구 이기는 하나 영역이 완전히 다르다. 차주는 지프 엔진이 못내 아쉬웠나 보다. 감성 튜닝이라 치부하고 보닛을 여는 순간 말문이 턱 막힌다. 좁디좁은 보닛 아래에 정말 8.3리터 바이퍼 엔진을 구겨 넣었다.
엔진에서부터 위압감이 느껴진다. 판매자가 주행 테스트를 통한 성능을 기재하지 않았지만 바이퍼 엔진은 최고출력 500마력 이상 발휘할 수 있다. 같은 연식 랭글러가 2.4리터 엔진과 4리터 엔진으로 각각 최고출력 147마력, 190마력을 내니 엄청난 차이다.
닷지 바이퍼 SRT10
높아진 출력만큼 하체도 단단하게 보강했다. 차축 앞과 뒤에는 랜드로버에도 들어가는 다나사 제품을 추가했다. 바퀴는 20인치 휠과 오프로드용 타이어를 장착했다.
가격은 우리돈 약 5,530만 원으로 비싼 편이다. 일반 2005년식 랭글러가 미국에서 1천만 원 전후로 팔린다. 연식은 오래됐지만 짧은 운행거(3만 5,000km)와 바이퍼 엔진으로 위안 삼아야겠다.
바이퍼 엔진을 품은 특별한 랭글러를 갖고 싶다면 지금이 기회다.
이미지:이베이(ebay.com)
박지민 john_park@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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