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이미지

재약산 생태탐방로-폭포의 비경과 억새 물결에 취하다

등록일2018.11.14 10:35 조회수2061

산행에 가장 좋은 계절은 역시 가을이다. 높고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가슴이 탁 트일 정도로 맑고 차가운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시며 걷는 기분이 무척 좋다. 노랗고 빨갛게 물든 산과 은빛 물결 출렁거리는 억새군락지는 가을에만 만끽할 수 있는 자연의 선물이다. 



영남알프스의 준봉 중 으뜸으로 여겨지는 재약산. 맑은 물 쏟아내는 계곡 길 끝에는 푸른 하늘 아래 억새가 덩실덩실 춤추는 은빛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울산, 밀양, 양산, 청도, 경주 등 영남 5개 시·군을 잇는 영남알프스는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해발 1천m 이상의 산군 7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울산과 밀양의 경계에 있는 재약산은 영남알프스 산 7개 중 가히 으뜸이라고 할 만하다. 맑은 계수 흐르는 계곡을 따라가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고, 해발 720~760m에는 억새가 은빛으로, 금빛으로 물결치는 사자평이 있다.



재약산은 예로부터 약초로 유명하다. 재약(載藥)도 약이 실린 산이라는 뜻이다. 신라 흥덕왕의 왕자가 나병에 걸렸는데 이곳 표충사(창건 당시 죽림사)에서 약수를 마신 후 환부를 씻고 깨끗이 나았다는 전설이 전한다. 흥덕왕은 절 이름을 병을 낫게 한 영험한 우물이 있다는 뜻에서 영정사(靈井寺)로 고쳐 부르게 하고, 사찰을 품은 산은 좋은 약초가 많이 나는산이라는 뜻에서 재약산으로 부르게 했다고 한다.



재약산 등산로는 울산에 2개, 밀양에 4개 코스가 있다. 이 중 가장 사랑받는 코스는 표충사에서 동편 옥류동천을 따라 간 후 사자평을 거쳐 사자봉에 이르는 길이다. 


표충사


재약산 생태탐방로의 출발점인 표충사. 아기를 품에 안은 엄마처럼 재약산의 봉우리들이 사찰을 포근하게 감싼 형국이다.


표충사 경내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삼층석탑.


표충사는 사찰과 유교 서원이 함께 있는 독특한 절이다. 한쪽에는 신라 흥덕왕의 아들이 사용하고 병을 고쳤다는 약수가 졸졸 흘러내리는 약수터가 있다. 이름은 '영정약수'.


표충사 오른편의 등산로. 크고 작은 바위가 가득한 계곡을 따라 투명한 계수가 졸졸 소리를 내며 흘러내린다. 계곡을 따라 줄지어 선 나무들은 이제 막 단풍이 들기 시작했다. 계곡을 가로지른 다리를 건너면 조그맣던 계곡의 바위들은 집채만해지고, 경사가 가팔라지고 물 흐르는 소리도 커진다.


데크 계단에 있는 전망대에서 바라본 흑룡폭포


재약산 전망대에 서면 봉우리 사이의 계곡을 따라 길고 하얀 물줄기를 쏟아내는 흑룡폭포가 나타난다. 전망대를 벗어나 다시 계단을 오르면 기암과 푸른 소나무가 뒤엉킨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한다. 


물줄기가 구불구불 떨어져내리는 구룡폭포


울긋불긋 단풍이 고운 데크 계단길이 이어지고, 길 끝에 서자 영남알프스의 준봉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눈 앞에 펼쳐진다. 무척이나 평화로운 광경이다.


물줄기가 두 번 떨어져 내리는 층층폭포. 맑은 날에는 무지개가 핀다.


계곡을 가로지르는 데크 다리 끝 전망대에 서자 숨겨졌던 폭포가 모습을 드러냈다. 일명 '층층폭포'. 바위를 타고 내리는 물줄기가 위에서 한 번, 아래에서 또 한 번 떨어져 내려서 붙은 이름이다. 



층층폭포가 건너다보이는 전망대


데크 계단 길 끝에 서면 산간도로가 나타난다. 완만한 경사의 도로를 가다보면 사자평 습지보호지역을 만난다. 넓이 4.1㎢로 우리나라 고산습지 중 가장 넓은 곳이다. 눈앞에는 광활한 평지가 펼쳐져 있다. 가을의 눈 부신 햇살 아래로 억새가 바람에 흔들리며 은빛으로, 금빛으로 물결친다. 


국내 최대 고산습지인 사자평 습지보호지역


하산은 올랐던 길로 돌아가거나 산간도로를 따라가면 된다. 표충사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밀양 특산물인 표고버섯과 각종 나물, 더덕구이, 흑염소 불고기 등으로 산행으로 출출해진 배를 채우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글 임동근 · 사진 전수영 기자

# 현재 인기 토픽

플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