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그 시절 대중문화를 누린 중년에게는 추억과 감동을, 고달픈 청춘을 지낸 청년에게는 위로와 희망을 전하기 때문이다. 록과 오페라, 감정과 서사 등이 뒤섞이며 뭉클한 전율을 선사한 퀸의 음악처럼 푸짐한 국밥 한 그릇에는 오랫동안 서민을 위로한 뜨거움이 담겨있다.
국에 밥을 말아먹는 음식인 국밥의 유래는 여러 가지로 전해진다. 조선 시대, 임금이 농사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선농단에서 제사를 지낸 후 고기가 부족했던 노동자들에게 고깃국을 나누기 시작했다는 설(설렁탕으로부터 유래), 보부상들이 이동하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주막에서 빠르게 먹고 갈 수 있는 한 끼 식사로 국밥이 만들어졌다는 설 등. 지금도 국밥은 장터에서 서민들의 배를 든든히 책임지는 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다. 입맛에 따라 국에 소금, 새우젓, 부추, 고추, 김치, 양념장 등을 넣어 조리할 수 있으며, 재료에 따라 돼지 국밥, 순대 국밥, 콩나물 국밥, 소고기 국밥, 황태 국밥 등 다양하게 나뉜다.
전국 지역별 국밥으로는 부산 ‘돼지 국밥’, 전주 ‘콩나물 국밥’, 병천 ‘순대 국밥’, 곤지암 ‘소머리 국밥’, 성환 ‘순대 국밥’, 대구 ‘소구레 국밥’, ‘따로 국밥’, 담양 ‘창평 국밥’, 인제 ‘황태 국밥’, 통영 ‘시락 국밥’, 영동 ‘올뱅이 국밥’, 예산 ‘장터 국밥’, 안성 ‘소고기 국밥’, 순천 ‘아랫장 국밥’, 곡성 ‘순대 국밥’, 합천 ‘돼지 국밥’, 밀양 ‘돼지 국밥’, 제주 ‘순대 국밥’, 공주 ‘공주 국밥’ 등이 유명하다.
마음을 채우는 따뜻하고 푸짐한 소울푸드! 전국 국밥 베스트 맛집을 만나보자.
1. 토실토실 두터운 고기 국으로 든든하게, 곤지암 '최미자 소머리 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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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 곤지암을 갈 때면 꼭 들려야 하는 맛집 중 하나인 ‘최미자 소머리 국밥’. 1981년 개업 이래 1관에 이어 2관을 개관했지만, 두 곳 모두 평일에도 대기하고 들어갈 정도로 유명하다. 맑은 국물에 큼지막하고 토실토실한 고기가 듬뿍 담겨 나온다. 국밥 외에 수육도 따로 판매하며, 쫄깃하고 고소한 수육 고기를 특제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 게 별미다. 촉촉한 고기 맛을 더 맛보고 싶다면 특국밥을 시켜 더욱 넉넉하게 먹는 것도 하나의 팁. 담백한 국물은 간이 되어 있지 않지만, 소금 간 없이 먹어도 잡냄새 없이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재료는 보통 저녁 6시 안팎이면 동이 나기 때문에 문의 후 찾아갈 것.
[식신의 TIP]
▲위치: (1관) 경기 광주시 곤지암읍 도척로 20
▲영업시간: 매일 6:00 – 20:30 (월요일 휴무)
▲가격: 소머리 국밥 11,000원, (특)국밥 15,000원, 수육 소 35,000원, 대 45,000원
▲후기(식신 인생맛집): 말로만 듣던 소머리 국밥 여기서 드디어 먹어봤네요. 새벽 일찍부터 장사를 하시나봐요. 타 국밥들과는 다르게 기름기가 적고 신기하게 시원하면서 고소한 맛이 엄청 강하더라구요. 가격도 좀 있어서 그런지 안에 고기도 큼지막하게 들어있었네요.
2. 전통 시장에서 맛보는 푸근한 순대 맛, 천안 - 성환 '첫 번째 국밥집'
이미지출처 : jinsol93.11.18 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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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오일장 날과 장 전날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한 곳이 있다. 충남 천안의 성환이화시장의 ‘첫 번째 국밥 집’이다. 서울과 지방을 잇는 길목에 위치한 천안 성환은 오랜 세월 동안 교통과 물자가 오가며 시장이 발달했다. 옛 추억 새록새록 떠오르는 정겨운 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포장마차로 된 순댓국 촌이 쭉 늘어서 있고, 그 중 ‘첫 번째 국밥집’은 상호 그대로 첫 번째 집이다. 각종 채소를 정성껏 다듬어 선지와 함께 만든 순대에 여러 돼지 부속고기를 푹 고아 만든 국밥 맛이 일품이다. 오일장을 구경한 후 얼큰하고 뜨뜻한 순대국밥으로 배를 채우고 나오면 몸도 마음도 풍성해지는 힐링을 경험할 수 있다.
[식신의 TIP]
▲위치: 충남 천안시 서북구 성환시장길 8-11
▲영업시간: 오일장 날과 그 전날, 7:00 – 19:00
▲가격: 국밥 6,000원, 모둠 안주 소 10,000원,
▲후기(식신 과식의정석): 성환 장날에 꼭 가서 먹는 국밥. 정말 값도 싸고 맛있어요. 장날과 그 전날만 영업해서 날짜를 잘 보고 맞추어 가야 합니다.
3. 맑고 시원한 돼지 내장 국밥, 담양 '원조 창평 시장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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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창평 시장에 위치한 원조 창평 시장 국밥은 1949년 오픈 이래 그 맛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취향에 따라 따로 국밥, 내장 국밥, 머리 국밥, 콩나물 국밥 등 다양한 식사가 가능하다. 도축장이 함께 있는 시장 터답게 신선한 돼지 부산물을 수급하여 국밥을 만들어 내며, 돼지 뼈와 함께 멸치, 다시마 등의 부재료를 푹 고아 내 잡냄새 없는 깔끔한 육수 맛을 볼 수 있다. 고소한 선지와 내장 또한 푸짐하게 들어 있기 때문에 가성비 좋고 맛있는 한 끼 식사가 가능하다. 뜨거운 국물 한 입에 양념과 젓갈 맛이 강한 남도 풍 김치까지 곁들이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사랑받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식신의 TIP]
▲위치: 전남 담양군 창평면 의병로 131
▲영업시간: 매일 8:00 – 20:30 (명절휴무)
▲가격: 따로 국밥 8,000원, 내장 국밥 7,000원, 머리 국밥 7,000원, 선지 국밥 7,000원, 콩나물 국밥 6,000원, 수육안주 12,000원
▲후기(식신 봄여름가을겨울): 따로국밥 맛있어요. 생각보다 국물이 맑고 깔끔한 맛이구, 재료도 풍성하게 들어있었어요 ㅋㅋㅋ
4. 깔끔하고 얼큰한 공주식 소고기 국밥, 공주 '이학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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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이학식당의 국밥은 1954년 오일 장터가 열리던 때부터 시작되어 대를 이어 운영 중이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 속에 빨간 고춧가루의 국물은 언뜻 봤을 땐 맵고 강렬한 육개장의 모습이다. 하지만 양지고기와 대파, 창자 등에 찬물과 간장을 넣고 끓인 후 기름기를 제거해 시원한 맛이다. 이는 바로 공주식 국밥의 특징이다. 특유의 양념장에 찍어 먹는 넉넉한 양의 소고기는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여 먹을수록 입맛을 돋운다. 오랜 전통 속 그 맛의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가게 분위기는 깔끔하게 정돈되었으며, 국밥 외 돈까스도 준비되어 있으니 가족 외식 장소로도 추천한다.
[식신의 TIP]
▲위치: 충남 공주시 가구점길 6
▲영업시간: 매일 10:00 – 21:00 (명절휴무)
▲가격: 공주 국밥 9,000원, 곰탕9,000원, 돈까스 8,000원
▲후기(식신 킴데렐라): 친구들과 자주 가는 단골맛집!
5. 뽀얀 국물 속 개운한 맛의 반전, 순천 '건봉국밥'
이미지출처 : hoechoel 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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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건봉국밥은 전국적 유명세 못지않게 지역 주민이 더욱 즐겨 찾는 맛집이다. 가게 밖에서도 큰 솥에 국밥이 펄펄 끓여지는 모습이 훤히 보여 음식에 대한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기본 국밥을 시키면 뽀얀 국물에 머리고기와 내장, 순대가 푸짐하게 한가득 나온다. 돼지 특유의 잡내 없이 깔끔한 맛이다. 순대 한 접시를 주문하면 통통한 순대 위에 부추가 한 줌 같이 곁들여 나오는데 초장에 찍어 한입 가득 먹는 것을 추천한다. 깍두기와 고추, 다진 양념 등으로 입맛에 맞춰 먹거나 순천 여행 후 마지막 해장으로 갈무리하기에도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다.
[식신의 TIP]
▲위치: 전남 순천시 장평로 65
▲영업시간: 매일 6:00 – 21:00 (명절 당일 포함 3일 휴무)
▲가격: 국밥 8,000원, 머리 국밥 8,000원, 막창 국밥 9,000원, 머리내장수육 20,000원, 순대한접시 5,000원
▲후기(식신 김은숙): 뽀얀 사골 국물과 잡내를 제거한 야들야들 고기가 어우러진 잊을 수 없는 맛 ㅎ ㅎ
따뜻함이 전해지는 푸근한 손맛!
백년가게 맛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