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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플라이낚시에 빠져보다

등록일2019.02.20 11:05 조회수8214








 왜 다시 낚시인가?  



최근 캠핑으로부터 시작한 아웃도어 열풍은 백패킹(backpacking)과 카라바닝(caravaning), 낚시와 서핑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중 낚시는 그를 즐기는 인구가 700만 명에 달하며 등산 인구를 넘어섰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낚시라는 특정 레저를 소재로 한 '도시어부'가 보여준 4%대의 시청률은 그 인기를 증명시켜 주는 셈이다.








얼어붙은 가이드







 '한파야 반갑다' 겨울은 낚시의 계절  



영하의 날씨에서 낚시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조건이 맞아야만 한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물이 얼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음으로는 낚싯줄이 얼면 안 된다. 이렇게 추운 날은 조금만 던졌다가 감기를 반복하다 보면 낚싯줄이 통과하는 가이드가 얼어버린다. 그러면 낚싯줄이 가이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되고, 결국에는 더는 낚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던지고 감고를 계속해야 한다. 또 물기를 재빨리 털어줘야 한다.


날씨와 관계없이 물가에 서야 하는 것은 아웃도어인들의 숙명 같은 것이지만, 사실 아웃도어를 즐기기에 겨울은 꽤 힘든 날씨다.







곤충의 털 등으로 만든 플라이낚시 미끼


 


 




 플라이낚시의 아름다움 

 


플라이낚시란 사슴 털이나 공작 털 등 자연에서 채취한 재료로 곤충 같은 형상의 미끼를 만들어서 하는 낚시다. 벌레들이 물 위에 알을 낳는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다. 송어나 열목어 등 냉수성 어종들은 물 위에 잠시 앉아 알을 낳는 벌레들을 잡아먹는다. 곤충 모양의 플라이를 만들어 던지면 그 아래서 수면을 주시하던 냉수성 어종들이 쏜살처럼 다가와 이들 곤충을 낚아채는 것이다. 


플라이낚시는 낚싯줄을 멀리 던지는 장면 자체가 아름답다. 낚싯줄이 만들어내는 곡선의 움직임이 그대로 육안에 포착되기 때문이다. 보통의 낚시는 물고기가 잘 볼 수 없게 하려고 가는 낚싯줄을 사용한다. 두께가 매우 얇은 대신 끝에 달린 미끼가 무거워 그 무게의 반동으로 낚싯줄을 날리는 형식이다. 그러나 플라이낚시는 가벼운 곤충 모양의 미끼를 날려야 하기 때문에 낚싯줄 자체가 두껍다.






 

 

저수지에서 플라이낚시를 하는 박정 프로







 익숙한 사람들과 낚시를 

 


플라이낚시인들은 철마다, 장소를 옮겨갈 때마다 낚시 동호인들을 만날 수 있다. 그것은 국내에서 플라이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그리 많지 않아서이다. 장소 자체가 적어서라기보다는 자연환경 보호가 필요한 경우 낚시 대상 어종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강원도 영서 지역에 서식하는 열목어가 보호어종으로 지정되면서 그 낚시 필드가 사라져버린 것도 그렇다.


플라이낚시에 문외한일 경우, 특히 어디서 낚시를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가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게다가 플라이낚시는 기온, 수온과 햇볕의 유무 등 살펴야 할 게 많다. 플라이낚시는 끊임없이 노력하지 않으면 낚싯줄 날리는 방법을 몸이 잊어버린다는 점에서 테크닉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이렇다 보니 플라이낚시인들은 전국 곳곳에서 여러 번 마주치며 얼굴을 익히는 경우가 많다.







바늘털이를 하는 송어







 캐치 앤 릴리즈 (Catch and Release) 


 

플라이낚시인들의 경우 잡는 재미만 느끼고 놔준다는 뜻의 '캐치 앤 릴리즈'(Catch and Release)를 모토로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플라이낚시의 경우 '낚시 면허제'를 전제로 허용해도 되지 않느냐는 의견도 있다. 고기를 잡으면 먹어야 한다는 옛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플라이낚시인들 대부분은 잡으면 바로 놔주는 것을 모토로 낚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이낚시를 즐길 곳이 많지 않아서일까, 지역의 불법 낚시인들이 대거 늘었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캐치 앤 릴리즈를 모토로 한 플라이낚시인들이 계곡마다 들어차 있을 때는 불법으로 낚시하는 사람들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는데, 플라이낚시인들이 사라지자 오히려 불법 포획이 늘었다는 것이다.







눈이 온 솔치마을 풍경







 원주 솔치마을 



솔치마을은 원래는 양어장만 있던 곳이다. 한겨울에도 한여름에도 섭씨 12~15도의 용천수가 끝없이 뿜어져 나와 냉수성 어종인 무지개송어 양어장으로 안성맞춤이었다. 그러다 레저 바람으로 기존의 양어장을 축소하고 휴식 공간과 송어 낚시, 숙박, 송어회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났다.


전체 3만m² 규모의 부지에 펜션 13개동이 자리 잡고 있으며, 약 3천m² 규모의 낚시터가 있다. 한겨울에도 거의 얼지 않아 연중 송어 낚시가 가능해 많은 낚시인들의 사랑을 받는다. 하루 낚시에 1만원을 받고 있다. 잡으면 즉시 놓아줘야 한다. 낚시를 하다가 송어를 맛보고 싶은 경우에는 식당을 이용하면 된다. 송어회는 1kg에 3만원이다.




글 · 사진 성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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