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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얼음의 땅, <Arctic>의 북극

등록일2019.06.12 13:26 조회수1572









영화 ‘아틱’(Arctic)에서 북극은 잔혹하다.


비행기 사고로 조난된 한 남자가 살기 위해 사투를 벌이지만, 북극의 대자연은 쉽게 이 남자의 살길을 열어주지 않는다. 보이는 건 오로지 끝도 없이 대지를 뒤덮은 눈과 얼음뿐. 인간의 흔적은 없다.


자신을 구하러 온 헬기가 추락하고 그 속에서 부상한 생존자를 발견하지만, 생존 여성은 그에게 오히려 짐이 될 수도 있는 상황. 남자는 ‘함께 살기’를 위해 거동이 힘든 여성을 썰매에 태우고 지도 한장에 의지한 채 구조의 손길을 찾아 길을 떠난다.











북극의 정의는 다양하다.


지리학자들은 소위 ‘북극선’이라고 부르는 북위 66.5도 위쪽을 북극이라고 부른다. 기후학자들에게 북극이란 북위도에서 ‘7월 평균 최고 기온이 10도 이내’인 지역이다. 생물학자들은 나무의 북방 한계선 이북을 북극으로 여긴다.


상황이 이러하니 북극이 어디냐고 물을 때 자신 있게 대답할 사람이 드문 건 당연하다. 이에 비해 북위 90도인 북극점의 위치는 분명하다. 지구상에 딱 한 곳밖에 없다.


북극점은 어느 방향을 향해도 전부 남쪽밖에 없는 특이한 지점이다. 하지만 극점에서 한 걸음만 움직여도 그곳에는 동서남북이 있다.









 

 


고위도의 극 지역이 저위도보다 추운 가장 큰 이유는 눈과 얼음이 많기 때문이다. 눈과 얼음이 태양에서 방출된 열을 반사해 지표면에 열이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얼음대륙'이라고 불리는 남극이 해수가 많은 북극보다 더 춥다.


관측점이 있는 곳만 비교했을 때 역대 최저 기온은 남극 보스토크 기지에서 관측된 영하 89.2도다. 인간이 거주하는 곳 중에서는 시베리아 오이먀콘의 수은주가 영하 77.8도까지 내려간 적이 있다.











북극 바다에는 얼음 덩어리인 빙산이 떠있다. 원래 육지에 있던 빙산이 밀려 나와 돌아가지 못하고 바다를 떠돌고 있는 것이다.


빙산의 7∼30%는 공기로 채워져 있는데 얼음과의 밀도 차이로 인해 전체 빙산 중 수면 위에 노출된 것은 7분의 1 정도이며, 나머지는 바다 밑에 가라앉아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에는 과학적 진실이 담겨 있는 셈이다.


빙산에 부딪히면 강철로 만든 배라도 부서진다. 따라서 항해 중에 수면 위에 떠있는 작은 빙산을 발견했다면 그 몇 배나 되는 크기의 얼음이 수면 아래 숨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북극은 얼핏 눈과 얼음밖에 없는 공허한 동토로 보이지만, 사실은 무려 2만1천여 종에 달하는 생물들이 살고 있다.


지상 최대의 육식 동물인 북극곰이 서식하고 있고, 철새 수백만 마리가 짧은 여름 북극에서 번식한다. 7월에는 다년생 식물의 꽃도 피고 곤충류도 번식하며, 알래스카와 캐나다 북부에는 모기도 있다.


대형 초식동물인 사향소, 야생 순록인 카리부, 장거리를 이동하며 사는 북극여우가 있고, 바다에는 바다표범, 바다코끼리, 고래가 서식한다.











인류 문명 발전의 부작용, 기후변화로 인해 북극의 얼음이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북극의 환경은 단지 아름답기 때문에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다.


북극 바다에 떠 있는 해빙은 바다의 따뜻한 공기가 차가운 대기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얼음이 녹으면 북극의 기후는 급속히 높아지게 된다. 북극의 얼음은 또 대기에 유입되는 수분의 양을 제한하고 있는데 해빙이 사라지면 폭풍을 막아주는 장벽이 사라져 초대형 폭풍이 잦아지게 된다.


 

지난 30년 사이 북극에선 여름철 해빙의 75%가 사라졌다. 이대로 가면 2030년대에는 빙하가 없는 북극을 보게 될지도모른다.





 

북극해의 해빙 위를 걷고 있는 북극곰





기후변화는 과학으로 자연을 정복하려는 인간 문명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영화 ‘아틱’의 주인공이 놓인 생사의 갈림길은 인류 운명에 대한 알레고리다. 그렇다면 그가 선택한 ‘함께 살기’는 미래에 인간이 가야 할 길이 아닐까.


인간의 흔적이 없는 곳,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북극의 대자연은 오늘도 말이 없다. 인류가 살아남기 위해선 에스키모들처럼 그 말없는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글 권혁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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