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이미지

자연을 일상 속으로 - 정원 테마여행 상주②

등록일2022.06.14 11:13 조회수2015



자연을 일상 속으로 - 정원 테마여행 

글·사진 성연재 기자


-----------------------------------------------------------------------------------------------------------------------------------





정원은 선조들이 자연을 일상으로 끌어들여 위안을 찾는 공간이었다. 우리 땅 곳곳에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특색있고 아름다운 정원이 많다. 자연 속에 자리 잡아 조화를 이룬 정원도 있고, 인공적으로 자연을 재창조한 곳도 있다.






<갖가지 꽃이 핀 지지가든>











자연을 일상 속으로 - 정원 테마여행 상주②


너른 들판이 많은 경북 상주는 알고 보면 매력적인 정원이 산재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지가든은 부부가 16년 동안 한 땀 한 땀 두 손으로 가꾼 민간 정원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한다. 아울러 상주에는 지자체가 조성한 장미정원 등 찾아가 볼 만한 정원이 산재해 있다.




<스카이 로켓 향나무가 인상적인 지지가든>











묘목상들이 탐내는 정원수


경북 상주시 인평동에는 귀촌자가 꾸민 작은 정원 ‘지지가든’이 있다. 원래 공개하지 않던 개인 소유 정원이었지만 최근 주인장이 이곳을 공개하면서 알음알음 알려지기 시작한 곳이다. 온라인으로 자동차 액세서리를 판매해 온 채경규 씨 부부는 자연이 좋아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아웃도어를 즐겼다. 부부는 산행을 다니던 와중에도 마당에 잔디를 깔고 야생화를 심는 정원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덧 하루 10시간이 넘는 산행 코스를 마다치 않고 다니던 채 씨 부부에게도 산은 조금씩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무릎 등 관절에 무리가 오기 시작하면서 그토록 즐기던 산행을 떠나는 횟수가 차츰 뜸해졌다. 그들은 정원 가꾸기에 매진했다. 그토록 사랑했던 자연이 앞마당으로 옮겨온 것이다.


지지가든의 상징이 된 것은 가든 맨 앞에 자리 잡은 스카이 로켓 10여 그루다. 향나무 종류인 스카이 로켓은,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을 얻었다. 서양의 저택에는 이런 뾰족한 향나무 여러 그루가 일렬로 줄지어 있는 모습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부부는 스카이 로켓을 8년 전 심었다. 식재 때는 마치 빗자루처럼 작은 향나무에 불과했다.그러다 몇 년이 지난 뒤 폭풍 성장을 했다고 한다. 스카이 로켓은 1∼2년생의 경우 몇만 원밖에 안 되지만, 그 이상 자라면 가격이 곱절이 넘는다. 부부는 국내에는 이 정도로 높게 자란 스카이 로켓이 없기 때문에 가격을 논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묘목상들이 이 사진을 쇼핑몰에 쓰면서 스카이 로켓의 주가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아침 일찍부터 정원을 돌보는 부부/ 아침 햇살을 받는 지지가든/ 농기구 창고인 ‘농창’이 매력적인 정원>












원래 지인들과 나누려 한 공간



채 씨 부부가 한 땀 한 땀 정원을 만든 이유는 지인들과 이 공간을 함께 향유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현실은 조금 달랐다. “문제는 도시에 사는 지인들이 너무 바쁜 것처럼 보였습니다. 기다려도 사람들이 오지 않았어요.” 안타까운 표정으로 채 씨가 말했다.


부부는 그래서 비슷한 관심사를 둔 사람들에게 이 공간을 개방하기로 마음먹었다. 신축한 집의 일부도 카페로 활용하는 ‘홈 카페’ 형태로 문을 연 것이다. 실험적인 형태였지만, 차츰 사람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했고, 어느새 전원생활을 꿈꾸는 사람들이 단골손님이 됐다. 그 덕인지 채씨 부부가 꾸민 정원에 감동해 이웃집으로 이사 온 가족도 여럿이다. 채씨의 안내를 받아 이웃집 한 곳을 들렀다. 막 퇴직을 한 뒤 정원을 꾸미던 이웃집 주인은 지피식물을 테마로 한 정원을 조성 중이다.


지피식물은 지표를 낮게 덮는 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지인들과 정원 문화를 나누려 했던 채씨 부부의 바람이 결실을 보기 시작한 것으로 여길 만하다. 그런데 가끔은 부부의 의도와 맞지 않는 고객들도 가끔 찾아와 난감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지난 겨울 찾아온 한 고객은 “사진에서는 정원 나무가 푸르른데 왜 잎이 하나도 없느냐”고 질문해 부부를 난처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부부는 모두에게 정원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특히 단체 고객은 받지 않는다. 단체의 경우 소통을 위해 정원을 공개한 의도와 어긋나고, 단체 고객들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모습을 자주 봤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일정 기간 문을 닫고 거제 등 남해안으로 훌쩍 떠나 ‘한 달살이’를 하곤 한다.





<채씨 부부의 영향을 받은 이웃의 정원. 정원을 가득 채운 지피식물들이 인상적이다.>




<‘홈카페’로 운영되는 실내 공간>







<고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직접 만든 코티지>












꽃 하나 나무 하나가 모두 소중한 존재


부부의 아침 일과는 일출과 함께 시작해 일몰과 함께 끝난다. 해가 뜨자마자 잡초를 뽑기 시작한다. 이날은 채씨의 장모도 잡초 제거에 가세했다. 부부는 그 넓은 잔디밭도 제초제 한 방울 떨어뜨리지 않고 손으로 하나하나 잡초를 제거해 왔다고 한다. 이곳에는 정원 작업용 도구를 보관하기 위한 도구함인 ‘농창’이 있다. 그가 나무로 직접 만든 이 도구함은 포토 스폿으로 인기가 높다. 정원사가 땀 흘려 썼던 정원용 도구가 고객들에게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도구함에는 그가 직접 제작한 정원 도구들도 보관돼 있다. 그 앞에는 홈 카페를 찾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자그마한 앙증맞은 오두막도 있다. 그는 이 자리를 잡기 위해 줄을 설 정도라고 귀띔했다.





<하늘에서 본 정원>







골프장 잔디처럼 잘 가꿔진 잔디밭을 가운데 두고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심겨 있었다. 아침 일찍 햇살을 받기 시작하는 곳은 집 앞쪽이다. 네페타, 리나리아, 베로니카 등 갖가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백두산 털이풀과 데임스 로켓 등 어느 정도 지식이 있다고 자신했던 필자에게도 생소한 꽃 이름이 숱하게 많았다.


채씨 부부는 정원을 꾸미고자 하는 초심자들에게 “야생화는 너무 잘 번지니 화단에 들일 때 정말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원을 장식하는 꽃은 겨울을 제외하고는 순서대로 피고 진다. 어느 꽃이 먼저 필지 모를 정도로 많은 꽃이 자라고 있었다.


후문 쪽에는 채씨의 카라반과 함께 캠핑 콘셉트로 꾸며진 공간이 있다. 그 옆쪽은 채씨가 목공 작업을 하는 공간이다. 그는 정원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손으로 제작해 왔다. 후문으로 가 보니 우체통이 두 개나 보였다. 채씨는 “어느새 딱새 한 마리가 우체통에 자리를 잡고 알을 낳기 시작해서 쫓아내기 야박해 그냥 살도록 두고 우체통을 다시 만들었다”고 말했다.





<우체통을 차지한 딱새>





<고양이들이 뛰어노는 공간인 ‘캣 타워’ 인근에 샤스타데이지 등 꽃들이 만발해 있다..>





<새집과 꽃바구니>






<채씨 부부가 산행 도중 산속에 버려진 세발자전거를 주워 잔디밭에 갖다 놓았다.>











'백만송이 장미' 가득한 함창 장미정원


상주에는 아담한 채 씨의 정원과는 정반대 콘셉트를 지닌 정원 한 곳이 있다. 상주시가 함창읍에 조성한 함창명 주테마공원 내 장미공원이다. 채씨 부부 정원이 개인의 손으로 한땀 한땀 이룬 것이라면, 이곳은 지자체가 큰 예산으로 조성한 대규모 장미 테마 정원이다. 이곳에는 사계, 골드메리, 옐로우퍼폼, 위스베츠골드 등 일반 품종과 주변에서 보기 힘든 품종  크리스트얼, 블루리버, 몬타나, 안젤라 등도 있다. 상주시는 2017년 테마공원 내 잡초가 무성한 언덕을 일궈 1만8천500㎡ 규모의 장미동산을 만들었다.


장미는 5월 말∼6월 초 활짝 핀다. 동산 주위로 난 작은 오솔길을 걸으면 진한 장미 향과 함께 장미가 군락을 이룬 모습이 감동을 부른다. 그야말로 장미 동산이다. 명주테마공원은 상주의 상징 중 하나인 천연섬유 명주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려고 조성된 곳이다. 주변에 야외무대나 명주실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잠사곤충사업장 등 다양한 여가 시설이 있어서 한번 둘러볼 만하다.


인근에는 또 드넓은 잔디밭과 허브가 인상적인 명주정원도 있다. 이곳 또한 개인이 공들여 가꾼 정원이라기보다 자본력이 만든 공간이다. 카페 성격이 강한 곳이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자주 찾는다






<함창명주테마공원 내 장미공원>





<명주정원의 디저트/ 조경이 아름다운 명주정원>











----------------------------------------------------------------------------------------------------------------------------

출처 : 연합이매진


# 현재 인기 토픽

플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