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오토쇼에 전시된 부가티 시론 (이미지 : motor1)
한 때, 일부 연예인들이 그들의 덧니를 앞세워 귀요미 마케팅을 한 적이 있다. 여기 등장한 부가티 시론 미국 버전에서도 덧니가 발견됐다. 차 얼굴에 있으면 진짜 덧니가 됐을텐데, 엉덩이에 있어서 사실 뭐라고 이름을 붙여야 할 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부가티가 미국에서 파는 시론에 이상한 구조물이 더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멀리 유럽에서 물 건너왔건만 미국에 들어오려거든 뒤태 성형을 하란다. 무슨 말인고 하니 미국 '5마일 범퍼 규정(5-MPH Bumper Standard)'에 따라 충격 흡수 보호 장치를 해야 한다는 것.
5마일 범퍼 규정? 이건 '시속 약 8km로 충돌한 후 차체 손상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을 말한다. 1972년 미국에서 시행되기 시작해 미국 내 수출되는 차들은 강철로 된 범퍼가 무식하게 튀어나와있거나 고무를 덧댄 모습을 하고 있다.
▲람보르기니 쿤타치 유럽형(위), 미국형(아래) (이미지 : 위키미디어)
▲강철 범퍼를 장착한 1976 AMC 마타도르 (이미지 : 위키미디어)
요즘은 기술 발전으로 플라스틱 강도가 강해져 강철 범퍼를 달지 않아도 충분히 규정을 통과할 수 있지만 규정에 맞지 않는 차들은 기존 범퍼에 두툼한 우레탄 패드를 덧붙이는 방법이라도 써야 한다.
▲시론 유럽형(위), 미국형(아래)
하이퍼카 시론도 규정은 피해 갈 수 없다. 미국 보험사는 부가티에게 충격 흡수 보호장치를 장착해 규정에 맞추도록 요구했고, 결국 미국에 들어온 시론은 약 16cm 튀어나온 덧니를 달게 됐다. 한눈에 봐도 유럽 시론과 차이가 난다.
간이 배밖에 나오지 않고서야 누가 30억짜리 하이퍼카 뒤를 바짝 따라갈까. 뒤에서 시론을 박는 일은 없을듯하지만 규정은 규정이니 뒤태는 포기할 수 밖에.
▲부가티 시론 (이미지 : 부가티)
한편, 시론은 운전석과 뒷바퀴 사이에 8리터 16기통 쿼드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500마력, 최대토크 163kg·m를 뿜어낸다.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돼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5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은 420km/h를 훌쩍 넘는다.
500대 한정 생산되는 시론은 약 30억원을 호가하지만 이미 절반 이상이 팔린 상태다. 사전 계약된 시론의 30%는 북미에서 차지했다.
박소민 ssom@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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