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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당신은 매일 유전자변형식품 먹는데…알고는 있나요

등록일2017.06.13 08:20 조회수30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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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애 먹을 건데요"...주부들 GMO에 선전포고

"매일같이 유전자변형식품(GMO)을 먹는데, 적어도 알고 먹어야 하지 않나요?"

한낮 더위가 30도를 기록한 지난달 20일. 서울 광화문 거리에 아이 손을 잡은 주부들이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외쳤습니다. "더 이상 GMO를 모르고 먹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주부들이 거리까지 나온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GMO는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를 분리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농산물을 말합니다. '안전하다(과학계) vs 불안하다(시민단체)' 논란이 반복되고 있죠. 이런 상황이지만 GMO 선택권은 없습니다. 무슨 소리냐구요?

당장 집 부엌에 들어가 GMO로 의심되는 식품 목록을 나열하면 이렇습니다. '식용유, 간장, 카놀라유, 물엿, 통조림, 과자, 음료수, 아이스크림...' 그러나 어디에도 GMO 표시는 없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가 수입한 식용 GMO는 214만톤에 달하지만, 집에서도 마트에서도 관련 식품을 찾는 건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비밀은 '표시제'에 있습니다.

수입하는 식용 GMO 농산물 대부분이 식용유와 당류 제조에 사용됩니다. 고도의 정제과정으로 유전자변형 DNA가 남지 않죠. 이 경우 GMO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소비자는 내가 먹는 식품에 GMO가 들어있는지 알고 선택해야 한다. GMO를 원재료로 사용해 제조·가공한 식품은 모두 GMO 표시를 해야 한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

이에 학부모와 시민단체 등에선 GMO 완전표시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소비자 '알권리'를 보장하라는 건데요.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과학적으로 GMO 식품의 인체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괜한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지적이죠. 또 식품업계의 비GMO 사용을 부추겨 가공식품 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다른 나라는 어떨까요? 유럽은 GMO를 엄격하게 다루는 나라로 손꼽힙니다. GMO로 만들어진 모든 식품에 반드시 GMO 표시를 해야하죠. 중국 역시 DNA 잔류 여부와 상관없이 GM식품에 관련 정보를 표시해야 합니다.

'GMO표시는 GMO DNA/단백질 잔류 여부가 아닌 원재료 기준', '현행 3% 비의도적 혼입 기준을 유럽 기준인 0.9%로 강화'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 9월 GMO완전표시제를 위한 '식품위생법'과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개정 입법청원서'가 제출됐지만 아직 국회에 계류중입니다.

"GMO 표시를 더욱 강화해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 아울러 GMO 식재료는 학교, 어린이 집 급식에서 제외시키겠다" (문재인 대통령 공약 내용中)

다만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GMO 완전표시제를 향한 발걸음은 빨라질 전망입니다. 식약처는 지난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GMO 표시 범위에 대한 강화 방안을 보고했죠.

GMO가 국내 식탁을 차지한지 21년째. GMO 완전표시제가 필요한가,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논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이 논란은 '과거형'이 될 수 있을까요.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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