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아차가 ‘스토닉(STONIC)’을 출시했다. 지난달 출시한 현대차 ‘코나(KONA)’에 연이어 현대기아차그룹이 내놓은 두 번째 소형 SUV다.
스토닉의 주 타깃 소비자는 2030세대다. 이들은 가족용 SUV를 찾던 기존 3040세대 소비자들과 전혀 다른 삶을 추구한다. 보통 1-2명이 탑승하고, 도심을 주행하며,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위해 기아차가 고른 스토닉의 키워드는 경제성, 스타일, 안전성 3가지다.
솔깃한 가격
기아차는 경제성을 가장 강조했다. 주머니 가벼운 2030 세대를 솔깃하게 만들기 위해 ‘1,800만 원대’에 시작가격을 정했다.
가장 낮은 ‘디럭스’ 트림이 1,900만원에서 딱 5만원 빠지는 1,895만 원이다. 코나 가솔린 모델과 같은 시작가격(코나 디젤은 2,090만 원부터)이고, 동급 디젤 모델들과 비교해도 적게는 165만 원에서 많게는 325만 원까지 저렴한 수준이다.
‘디럭스’ 트림에 LED 주간주행등과 17인치 휠, 버튼시동 스마트키 등이 추가된 ‘트렌디’ 트림은 2,075만 원이다.
여기에 스마트 내비게이션, 풀오토 에어컨, 투톤 인테리어, 알루미늄 페달 등이 더해진 최상급 ‘프레스티지’ 트림까지 올라가면 가격은 2,265만 원에 다다른다. 여전히 경쟁모델들의 최상급 트림 대비 낮은 수준.
▲엔진은 1.6리터 디젤 한 가지다
스토닉의 경제성은 연비에서도 드러난다. 110마력, 30.6kgm를 발휘하는 1.6리터 4기통 터보 디젤 엔진은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짝을 맞춰 리터당 17km(15인치 휠 기준)의 공인연비를 기록했다.
머지않아 경유가격 인상이란 먹구름이 몰려와도 유류비 걱정을 조금은 덜 수 있겠다.
▲기본 적용된 7단 DCT
무난한 스타일
기아차가 강조한 스토닉의 다음 키워드는 스타일.
기존 현대차와는 확! 달라진 스타일로 신선함이 물씬 풍겼던 코나와 달리 스토닉의 디자인은 사실 예상 가능한 수준이다. 호불호나 모험보다 안정감을 추구했지만 다행히 젊은 감각을 전하는 데 부족함이 없고, 역동적인 느낌을 잘 담아냈다.
감탄사가 나오진 않더라도, 거부감 없이 많은 사람들 눈에 쉽게 익숙해지겠다. 실제로 네티즌 의견을 살펴보면 코나보다 스토닉의 디자인이 낫다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징으로 꼽을만한 외관 디자인 요소로는 고광택 검정으로 마감한 호랑이 코 그릴과 단단한 느낌을 주는 두꺼운 C필러, 꺾임을 넣은 뒷문 하단 플라스틱, 스포티지가 떠오르는 리어램프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실내 역시 외관만큼 평범하다. 낮고 평평한 대시보드는 실제보다 넓어 보이는 실내를 연출하고, D컷 운전대와 컬러 액센트, 알루미늄 페달 등이 젊은 감각을 뽐낸다.
공간 활용이 중요한 SUV인 만큼, 2열 등받이를 접으면 제법 평평한 바닥이 만들어지고 1,155리터의 적재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넣은 안전장비
사람들이 작은 차를 구입하며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바로 안전. 스토닉은 ‘소형’ SUV로서 안전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기 위해 전 트림에서 ‘드라이브 와이즈(Drive Wise)’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브 와이즈’는 기아차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일컫는 말이다.
‘드라이브 와이즈’에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전방 충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하이빔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후측방 충돌 경고, 후방 교차 충돌 경고가 포함된다.
이밖에도 기아차는 스토닉에 적용된 51%의 초고장력 강판, 직진제동 쏠림방지 시스템, 코너링 램프 등을 들며 안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정면대결 피해간 스토닉과 코나
투싼과 스포티지의 관계처럼 많은 사람들이 코나와 스토닉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지만 사실 둘은 다른 플랫폼을 사용한다. 코나는 B세그먼트 SUV를 위해 새로 개발한 플랫폼을, 스토닉은 기존 프라이드에 사용한 플랫폼을 파생시킨 것이다.
▲현대 코나
▲기아 스토닉
실제 치수를 비교해도 차이가 드러난다. 스토닉은 길이 4140mm, 너비 1760mm, 휠베이스 2580mm로, 코나에 비해 각각 25mm, 40mm, 20mm가 작다. 휠 너트 수는 코나가 5개, 스토닉은 4개인 것도 눈에 띈다.
▲현대 코나는 휠 너트가 5개
▲기아 스토닉은 휠 너트가 4개
경제성을 앞세워 디젤엔진만 출시한 스토닉. 반면 코나는 가솔린과 디젤을 모두 준비했다. 코나와 스토닉에 얹힌 디젤엔진은 1,582cc 동일한 배기량으로 아반떼와 i30 등 여러 형제들에 쓰인다.
하지만 스토닉만 출력이 110마력으로 다른 모델들의 136마력보다 25마력이 줄어들었다. 스토닉이 코나보다 가볍기 때문에 출력이 크지 않아도 된다는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도 있었다.
17인치 휠과 디젤 엔진을 기준으로 복합연비를 견줘보면 코나가 리터당 16.5km, 스토닉은 16.7km를 기록해 차이가 크지 않다. 연비 개선보다 서열 정리를 위한 디튠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 스토닉의 계기반
가격도 시작은 1,895만 원으로 같지만, 최상위 트림으로 올라가면 두 모델의 위치가 확실해진다. 코나가 2,875만 원까지 올라가는 반면, 스토닉은 2,265만 원에 불과(?)해 무려 610만 원이 더 저렴하다.
박터지는 소형 SUV 시장, 스토닉 합세
스토닉 출시와 함께, 기아차는 국내에서 가장 탄탄한 SUV 라인업을 구축하게 됐다. 스토닉을 시작으로 니로와 쏘울, 스포티지, 쏘렌토, 모하비까지 6개 모델이 포진했다.
▲니로 (이미지:기아차)
▲쏘렌토 (이미지:기아차)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운 니로와 북미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쏘울, 준중형급 스포티지, 가족용 SUV 쏘렌토, 프레임바디의 정통 SUV 모하비까지 모델들 사이의 개성도 제법 뚜렷해 ‘집안싸움’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다.
쌍용 티볼리를 중심으로 르노삼성 SM3, 쉐보레 트렉스가 선점하고 있던 소형 SUV 시장에 현대기아차가 뒤늦게 출사표를 던졌다. 모든 장르에 걸쳐 1,2위를 도맡아두고 있는 현대기아차 입장에서 소형 SUV 라인업의 부재는 속이 쓰렸을 터.
그랬던 현대기아차가 코나에 이어 스토닉까지 2연타를 날렸다. 저마다 개성을 자랑하며 혈투를 벌이는 소형 SUV 시장에서 저렴한 가격과 신차효과를 앞세운 스토닉이 얼마나 훌륭한 성적표를 받아들지 지켜보자.
▲D컷 운전대
▲알루미늄 페달
▲1열시트를 가장 앞으로 당긴 상태
▲2열 USB 충전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