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가스 불이라도 깜빡하셨나? 아니면 손자가 배고프다고 보채서 급하게 달리 신 걸까. 1년 전 벨기에 고속도로 위에 설치한 과속 카메라에 무려 시속 236km로 달리는 자동차가 한 대 찍혔다.
벨기에 지역 매체 ‘가젯 반 안트베르펜’에 따르면 이 사건에 대한 공판이 이번 달에 열렸다. 피고인은 2-30대남성? 아니다. 만 79세(우리나이로 80세)로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정정한 할머니였다.
236km로 달리는데 카메라가 못 잡았을 리가 있나. 할머니는 순순히 범죄사실을 시인했다. 사건 당일 새벽, 할머니는 잠을 청하기 위해 노력했다. 수없이 많은 뒤척임 끝에도 잠을 이루지 못한 할머니는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포르쉐 ‘박스터 GTS’를 타고 벨기에 어느 한적한 시골길로 올랐다.
그녀는 운전하면서 잡생각을 정리하고 싶었다고 한다. 혹시 자녀나 손자가 운전대를 잡았는데 대신 처벌 받기 위해 거짓 자백을 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들 수도 있다. 벨기에 사법부 역시 그랬다.
그러나 할머니는 “결코 아니다. 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며 "그날 밤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운전하면 머리가 맑아질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진술을 토대로 할머니가 스스로 죄를 인정한 점, 초범인 점을 감안해 벌금 4,000유로(한화 약 530만원)과 면허 정지 3개월 처분을 내렸다.
할머니가 소유하고 있는 포르쉐 박스터 GTS는 3.5리터 자연 흡기 최고출력 330마력, 최대토크 37.8kg.m를 가진 마지막 자연 흡기 모델이다.
박스터 'GTS'는 박스터가 '718 박스터'로 이름을 바꾸기 전까지 가장 날렵한 박스터였다. 특히 박스터 S에서 고를 수 없는 고성능 엔진이 들어가기 때문에 중고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미지 : 포르쉐
노상민 rsm@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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