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드십 콜벳 예상도
쉐보레 콜벳은 1953년 처음 등장했다. 이 차는 6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FR 방식', 쉽게 말해 ‘앞엔진, 뒷바퀴 굴림(Front Engine, Rear drive)’방식을 고집해 왔다.
거대한 고마력 대배기량 V8엔진이 보닛아래에 둥지를 틀었고, 변속기는 뒷차축에 가깝게 보내 무게배분에도 신경쓰는 구조였다. 불쑥 튀어 올라온 마초적인 보닛은 콜벳의 큰 특징이었다.
▲1세대 콜벳
▲콜벳 C7 스팅레이
그러나 이제 콜벳의 마초 이미지는 다른 모습으로 등장할 것 같다. 이탈리아 종마가 연상되는 미드십 구조를 택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매체 ‘카스쿱스(Carscoops)’에 따르면, 곧 출시될 ‘2019 쉐보레 콜벳 C8’은 기존 'FR 방식'을 버리고, 엔진을 운전석 뒤로 밀어버린 미드십 구조로 등장한다. 사실 이 소식이 나온 것은 지난해 중반이지만, 스파이샷과 함께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카스쿱스에서 촬영한 스파이샷을 토대로 카랩이 그린 스케치를 보자. 비교적 짧은 보닛과 운전석 뒤에 꽤 넓게 조성된 엔진룸이 미드십 구조의 전형을 보여준다. 얼핏 봐서는 페라리나 혼다가 새 스포츠카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미드십 구조는 'MR'로도 불린다. ‘미드십 엔진, 뒷바퀴 굴림(Midship engine, Rear drive)’을 뜻하며, 앞 뒤 바퀴 사이에 엔진과 캐빈이 위치하기 때문에 무게 배분이 매우 유리하다. 덕분에 접지력 확보와 코너링에서도 큰 이점을 보인다.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슈퍼카들 모두 이 방식을 채택한 이유다.
아직 파워트레인에 대해 알려진 세부정보는 거의 없다. 다만, 외신에 따르면 7리터급 V8인 LT7 엔진 탑재가 유력하며, 하이브리드 버전 '콜벳 e-Ray'(e레이)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드십 콜벳의 디자인은 세 가지다. 고정형 루프, 탑승자 머리 위만 열리는 ‘타르가(Targa)’ 그리고 천정이 온통 유리로 덮인 '풀-글래스(Full-Glass)'루프 등이다. 차체 및 일부 부품에는 무게를 줄이기 위한 복합소재가 대거 적용될 계획이다.
이 차는 2019년 1월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2021년 중반에는 또 다른 파생 모델이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1년까지는 새롭게 출시되는 ‘C8’과 기존 ‘C7’이 동시에 판매된다.
▲콜벳 C7 컨버터블
▲역대 콜벳
쉐보레가 미드십 슈퍼카를 구상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1959년부터 미드십 슈퍼카 프로토타입 'CERV(Chevrolet Engineering Research Vehicle=쉐보레 기술 연구용 차)'를 5종류나 제작했고, 이들에게서 역대 콜벳에 적용할 여러 기술들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 조라 아르쿠스-던토프(Zora Arkus-Duntov)라는 명 엔지니어가 CERV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쉐보레가 현재 개발하고 있는 미드십 콜벳의 프로젝트 명은 조라(Zora)와 CERV의 앞글자를 딴 'ZERV'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