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막 태어난 맥라렌 720S에 몸을 맡겼던 때를 잊을 수 없다. 시동을 걸자 머리를 서서히 들던 계기반, 문짝 안쪽에 숨겨진 대형 공기흡입구 등 720S의 모든 것은 마치 아내를 처음 봤을 때처럼 기자의 혼을 빼놨다.
▲전동식으로 움직이는 계기반
720S를 손에 넣기 위해 그 날을 기다렸던 부호들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 중에 일부는 현장에서 직접 계약서에 사인하며 뭇 관객들과 현기증을 함께 즐겼다.
이런 차를 만들어놨으니 잘 팔리는 게 당연지사. 영국 자동차 매체 오토카에 따르면 맥라렌 720S의 계약은 벌써 1,500대 넘게 접수됐다. 공개 5개월 만에 초대박을 친 셈.
이제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720S를 손에 넣고 싶다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차를 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인기가 절정이다.
특히, 계약자 중 적지 않은 수가 720S를 두대씩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 대는 선택사양이 거의 없는 깡통 720S로 주문하고, 나머지 한대는 '맥라렌 스페셜 오퍼레이션스(MSO)'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세세한 옵션을 적용한 맞춤 제작 720S를 주문했다.
그 이유는? 차를 조금이라도 빨리 받기 위해서다. 옵션이 거의 없는 기본구성으로 주문하면 제작 기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더 빨리 차를 받을 수 있다.
깡통 720S 좀 험하게 타면서, 운전재미를 즐기다가, 진짜 본인이 소유하고 싶은 맞춤 맥라렌은 소장용으로 고이 모셔두기 위해 2대씩 주문한 것. 두 번째 차가 오면 먼저 받은 맥라렌은 되팔아도 된다.
아차! 휠캡이 찌그러진 카랩 액센트도 그렇게 살 걸 그랬다
맥라렌 720S는 650S의 뒤를 잇는 맥라렌 주력모델이다. 그동안 선보인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디자인 코드를 적용하면서 호평 받았다.
카본 모노케이지 기술로 제작된 차체는 무게가 1,283kg에 불과하다. 여기에 새로 설계한 4리터 V8 트윈터보 M840T 엔진을 장착했고, 최고출력은 720마력, 최대토크는 78.5kg∙m를 발휘한다다.
7단 SSG 변속기가 조합됐으며, 0-100km/h 가속은 2.9초, 0-200km/h 가속 시간은 7.8초에 불과하다. 최고속도는 341km/h.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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