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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차 6> 불멸의 학원차! 쌍용 ‘이스타나’

등록일2017.10.20 07:56 조회수10910

지난 추석 시작한 <오빠차> 시리즈는 이번 6탄 부터 '추억 속의 차'를 다룹니다. '오빠차'는 오븐에 빠진 차가 아니라 ' 오! 온가족이 빠져드는 자동차 이야기' 를 뜻합니다. 


[<오빠차 6> 불멸의 학원차! 쌍용 ‘이스타나’]


▲쌍용 ‘이스타나(Istana)’


어릴 적 매일 나를 데리러 왔던 학원차는 엔진음이 일품이었다. 나는 멀리서 들려오는 엔진음을 듣고도 우리 학원차임을 직감했다.


도대체 무슨 차길래 그러냐고? 알만한 사람은 알 거다. 바로 ‘부애애앵~ 웽웽웽’하는 독특한 엔진음을 뿜어대는 쌍용 ‘이스타나(Istana)’다. '웽웽웽'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


어린 내 눈에 비친 이스타나는 알쏭달쏭 한 차였다. 특이한 엔진음도 그렇거니와 어떤 차에는 쌍용 로고, 저 차에는 대우 로고, 간혹 메르세데스-벤츠 로고도 붙어 있었다. 쌍용인지 벤츠인지 아리송한 이스타나였다. 


이스타나는 쌍용차가 만든 것는 맞지만, 엄밀히 말하면 ‘100% 쌍용차’는 아니다. 이 차는 벤츠의 ‘MB100’이라는 미니 밴을 1995년부터 쌍용차가 OEM 방식으로 생산해 외관만 현대적으로 변경한 모델이다.

▲‘MB100’ (이미지 : 나무위키)



▲해외에서는 벤츠 로고를 단 이스타나를 간혹 볼 수 있다 (이미지 : 나무위키)


1999년부터는 다시 벤츠로 역수출하면서, 해외에서는 벤츠 로고를 단 이스타나를 간혹 볼 수 있다. 내가 본 이스타나 벤츠 로고는 소유주가 가져다 바꾼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대우차 로고는 왜 붙어있는 걸까? 이유는 1998년 쌍용차가 대우차에 인수됐을 당시, 대우 로고를 잠시 붙이고 나왔던 탓이다. 이제 로고의 비밀이 풀렸다.


▲1998년 쌍용차가 대우차에 인수됐을 당시, 대우 로고를 잠시 붙이고 나왔다


이스타나를 논할 때 엔진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이스타나의 ‘부에에엥’ 거리는 엔진음은 지금 들어도 특이하지만, 나쁘지 않다. 오히려 너무 독특해서 기억에 남는다. 


이스타나의 심장으로는 ‘OM-662’라는 직렬 5기통 자연흡기 디젤 엔진이 얹혔다. 이 엔진 출력은 95마력으로 다소 약하지만, 어지간한 불량 연료는 그대로 집어삼킬 만큼 내구성이 좋고, 배기가스도 적다.



변속 타이밍을 놓치거나, 클러치 밟는 시기가 어긋나면 ‘웽웽웽’하는 말타기 현상이 빈번히 나타난다. 그렇다고 차에 탄 사람까지 말을 타지는 않았다. 기자는 학원차 기사님의 조금 서툰 운전 실력이 뿜어내는 그 소리를 참 좋아했다.


이스타나는 MB100 시절부터 이어온 원통형 프레임 덕분에 충돌 안전성 굉장히 우수했다. 때문에 미니밴으로써는 이례적으로 광고에 충돌테스트 장면을 삽입하기도 했다.




기자가 다니던 학원은 수강생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학원차로 통학을 하는 인원이 족히 열댓 명은 됐다. 그럼에도 15인승에 이르는 이스타나는 우리를 충분히 다 태우고도 남았다. 그만큼 실내 공간이 넓었다.

이 차는 전륜구동 방식이기에 긴 샤프트가 필요 없다. 덕분에 실내를 넓게 구성하는데 유리했으며, 차 크기도 동급 최대를 자랑했다. 당시 원장님은 “이 차는 넓어서 좋아”라는 말을 가끔 하곤 했다.

▲당시 이스타나 지면 광고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툭 튀어나온 엔진룸 (이미지 : 내사랑 중고차)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리 정숙한 차는 아니었다. 고속 주행중에는 옆사람과 대화가 힘들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커다란 엔진음은 거의 여과 없이 귀에 꽂혔다. 밖에서 듣는 엔진음과 거의 비슷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다.

단종된 지 14년이 넘은 이스타나는 지금 기자가 사는 집 앞에도 가끔 나타난다.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잔고장이 덜하고, 높은 내구성을 자랑한다. 우스갯소리로 부르는 ‘불멸의 학원차’라는 별명도 어색하지 않다.

▲불멸의 학원차 이스타나 (이미지 : 내사랑 중고차)


아쉽게도 이스타나는 우리 주변에서 천천히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정부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꽤 오래된 차'에 속하는 쌍용 이스타나도 어김없이 폐차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조만간 이스타나는 진짜 '추억 속의 차'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 쌍용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나무위키, 내사랑 중고차

황창식 inthecar-hwang@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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