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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 짜리 롤스로이스 팬텀에 이게 없다니?!

등록일2017.10.24 00:46 조회수4126


▲롤스로이스 8세대 팬텀


[7억 짜리 롤스로이스 팬텀에 이게 없다니?!]


지난 7월, 롤스로이스 8세대 팬텀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차’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만큼, 고급스러움은 그 누구도 따라올 수 없다. 차값은 기본형이 6억 3천만 원, 롱바디는 7억 4천만 원부터 시작하는 초고가다.


팬텀은 기자와 같이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높은 가격표를 달고 있지만, 의아한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당연히 있을 것 같은 바로 반자율주행 관련기능 차선유지보조장치가 없다.  보도자료를 들여다보면, 전방 충돌 경고, 보행자 경고, 차선 이탈 및 차선 변경 경고 등이 있는데 모두 스티어링휠을 꺾어주는 ‘보조(Assist)’ 아니라 그저 경고음만 울려주는 ‘경고(Warning)’장치다.

‘보조’와 ‘경고’의 차이는 위험을 감지했을 때 자동차가 자동차의 운행상태에 변화를 주는지 여부에서  갈린다. 차선 이탈 상황을 예로 들면, '보조'는 스스로 진행 방향을 조정하지만, 경고는 단순히 운전자에게 소리나 시각적인 방법으로 상황을 인지시키는 정도다. 


8세대 팬텀에는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선 이탈 방지 '보조'와 같은 반자율주행 기능이 없다.


이 같은 반자율주행 기능은 보통 ADAS(Advanced driver-assistance systems)로 통칭하는데, '경고'를 넘어 '보조'해주는 기술은  최근 현대 ‘코나’, 쌍용 ‘티볼리’ 등 소형차까지 적용될 정도로 흔해진 기술이다.

대관절, 명실 상부한 최고의 명차 ‘팬텀’에는 왜 이런 ‘보조’ 기능이 없는걸까? 롤스로이스가 이런 기술이 없어서 못 넣은 게 아니다. 이는 그들의 철학 혹은 전략과 연관이 있다. 일부러 안 넣은 것.

▲롤스로이스 CEO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Torsten Muller-Otvos)’


지난 7월, 롤스로이스 CEO ‘토스텐 뮐러 위트비스(Torsten Muller-Otvos)’는 영국 자동차 매체 ‘오토카(Autocar)’와의 인터뷰에서 “롤스로이스의 고객들은 궁극의 럭셔리를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불완전한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는 롤스로이스 하이브리드 모델에 관련된 발언이기는 하지만, 최신 기술에 대한 롤스로이스의 시각을 알 수 있다. 즉, 어떤 기술이든 100% 영글지 않는 이상 고객들에게 제공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또, 그는 미국 매체 카앤드라이버와의 인터뷰에서도 "스티어링 휠에 손을 안 대도 되는 수준이 됐을 때" ADAS 관련 기능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차피 팬텀 같은 차들은 차주가 직접 운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운전 전담 인력이 차를 다룬다. ADAS가 완전히 기사처럼 운전하지 않는 이상, 굳이 큰 비용을 들여 '보조'기능을 넣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자율주행 기능은 아직 미완성이며, 그 전 단계인 반자율주행 기능조차 여기저기서 실수를 연발한다. 결국 고객들에게 완벽함을 제공하려는 이들에게 자율주행 기능은 ‘영글지 않은 감’같은 존재다. 


롤스로이스는 실제로 자율주행에 대해 언급하는 고객이 극히 적다고 밝히기도 했다.



▲103EX


그들의 미래를 보여주는 컨셉트카 역시 이런 철학을 보여준다. 지난해 공개된 103 EX 컨셉트카에는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이 아예 없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숱한 자율주행 컨셉트카에 수납식으로라도 스티어링휠을 집어넣지만, 103EX는 '스티어링 휠이 뭐에요?'라고 물을 기세다. 


운전은 ‘엘리너(Eleanor)’라는 가상 인공지능 비서가 대신하며, 완전한 '달리는 라운지'를 추구한다. 이 차는 기자가 예순살을 넘어서는 2040년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어중간한' 것을 허락하지 않는 롤스로이스, 대한민국의 소시민으로써 의외의 것에 놀란 하루였다. 



이미지 : 롤스로이스, 카랩DB


황창식 inthecar-hwang@carlab.co.kr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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