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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삼백의 맛을 입다

등록일2019.03.08 09:37 조회수10232

 







경북 내륙지역의 음식은 크게 내세울 게 없는 게 사실이다. 척박한 산지가 대부분이어서 음식 재료가 많지 않다. 곡창지대도 적고 해산물이 나오는 바다와도 거리가 멀다. 자연히 산해진미가 다양한 다른 지역보다 음식문화가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상주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낙동강 상류지만, 드넓은 평야를 보유하고 있는 곳이다. 북서부의 산악지역은 겨울의 차가운 북서풍을 막아주며 맑은 날이 연평균 156일에 달해 쌀 등 작물 재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윤기 자르르한 쌀밥







 '삼백'(三白)의 고장 



기후적·지리적 장점 덕분에 상주는 예로부터 '삼백'의 고장이라 불렸다. 상주에서 나는 3가지 흰 산물이란 뜻으로, 흰 쌀과 누에고치, 곶감이 그것이다. 곶감은 익으면서 하얗게 변하기 때문에 삼백에 포함됐다.


예전의 명성 그대로 상주 쌀은 전국 최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상주에서 나오는 특산물들은 대체로 이름과 실상이 들어 맞는다는 뜻을 가진 '명실상부'라는 한자어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 많다.


상주 쌀은 '명실상주쌀'이란 브랜드로 팔리고 있다. '명실 상주곶감'으로 불리는 곶감 역시 당분함량이 높은 데다 쫄깃거리는 식감으로 전국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삼백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 밖에 상주가 자랑하는 먹거리로는 '명실상감 한우' 등이 있다.


 






한정식집 '수라간'의 외관  /  삼불고기 전골과 조기, 잡채 등으로 구성된 주인상 메뉴







 상주산 한차림상 



‘수라간’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생산되는 음식재료를 사용한다. 불고기에 쓰인 한우와 윤기가 자르르한 밥은 물론이고, 불고기 옆에 있는 단호박 찜까지 모두 상주산 농산물을 썼다. 조기는 살짝 익힌 뒤 집에 서 직접 담근 조선간장으로 만든 특제 소스를 넣어 다시 조렸고, 시래깃국 역시 집에서 직접 말린 시래기로 국을 끓여 냈다고 한다.


샐러드를 자세히 보니 다른 지역엔 없는 재료가 얹혀 있다. '삼백' 가운데 하나인 상주 곶감이다. 전국 곶감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곶감의 고장다운 샐러드였다.


여행을 하며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다. 현지의 특산물 또는 빠지면 아쉬운 전통 음식, 지역민들만 다니는 음식점이나 술집을 찾아 맛을 느껴보는 것도 여행의 기쁨이다



글 · 사진 성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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