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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가족, 딱, 그만큼의 거리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등록일2022.09.26 15:40 조회수599

-스포일러 주의-


가족이라도 어느 정도 거리가 필요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자매도 딱 그러하다. 30대의 명주(공효진)20대의 명은(신민아)은 나이 차이도 그렇고 서로 배다른 자매로 어릴 때 함께 자랐지만 자매간의 정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영화를 보면, 가족이지만 서로 (그렇게 지내왔기에) 다가가기엔 어색하고 멀어지기에는 서운한 딱 그만큼의 거리가 보인다. 아버지가 다르고 얼굴, 성격도 모두 딴 판인 명주와 명은은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오래간만에 재회를 한다.

 

명주는 어머니의 생선가게를 물려받아 시장에서 생선을 파는 억척스럽고 생활력이 강한 여성이다. 제주도 고향집을 지키는 언니 명주와는 달리 명은은 대학에 들어가자 집안에 소식을 끊고 지내다 대기업에 들어가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이 되었다.

 

장례를 치른 후 명은은 아버지 현식을 찾으러 가는데 아버지의 얼굴을 모른다. 그래서 비록 20년 전이지만 아빠를 본 사람은 명주뿐이기 때문에 명주와 함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달라도 너무 다른 자매지간 불평한 동행이 이어진다.

 

명주는 털털하고 누구와도 금방 친해진다. 곰팡이가 있는 모텔에서도 별 탈 없이 하룻밤 잘 수 있다. 반면 명은은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것을 참지 못하고 식당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술을 마시고 배에서 아저씨들과 어울리면서 오지랖 부리는 명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버지를 찾으러 가는 로드여행 내내 두 자매는 티격태격하고 삐걱거린다. 명은이는 명주와 말다툼을 하다가 오죽하면 교통사고까지 났으니까.

 


이 자매를 따라가다 보면 가깝고도 먼, 그리고 때로는 버겁게 느껴지는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가족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명주), 아니면 지긋지긋한 짐일까(명은)?'

 

가족은 '때로 타인보다 더 멀게 느껴진다'고 고백하는 명은의 대사에 공감을 할 수밖게 없다. 언뜻 보면 두 자매의 소소한 로드트립을 따라가는 것 같지만 후반부에는 '반전'이 등장하다.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아야 직성이 풀리는 것 같지만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인 경우도 많다는 것을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다. 명주(언니)는 명은(동생)에게 '너는 용서도 화해도 모르냐'고 한다. 명은(동생)"마음 다친 건 다친 거 아니야?"라고 반문한다.

 

어느 가족이건 현실자매라면 공감할 법한 이야기도 한다. 두 사람의 짧은 여행으로 점차 가까워지는 진짜 자매의 모습도 보이는 것이 재미가 있다. 인생을 살면서 부모가 없다면, 같은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공감을 해주는 것이 형제, 자매이기도하기에 보고나면 무언가 울컥 하는 마음도 든다.

 

자매사이, 부모와 자식 사이, 그어진 선에서 출발한 관계들이 후반부로 갈수록 그 경계가 허물어진다. 명은은 명주를 만나면서 무언가를 깨닫게 되고, 이것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할지 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는 관객들의 몫으로 남겨두었다.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이 영화는 여성감독에, 두 여성 배우와 여성조연들 온통 여성들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여성 영화라고 볼 수도 있다. 초반에는 지나치게 서정적이고, 여성적인 코드여서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후반부의 반전과 잔잔한 유모, 시간을 교차하는 플롯구성에, 가족이라는 따뜻함까지 점점 영화 속으로 빨려들 수밖에 없게 만들어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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